고이즈미 야스쿠니 신사 참배에 대한 흥사단 본부 성명
일본 고이즈미 일본총리가 야스쿠니 신사를 기습 참배했다. 태평양 전쟁 A급 국제전범이 안치되어 있는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하는 것은 일본이 지나간 과오를 뉘우치기는커녕 군국주의와 군사대국화의 야욕을 키우고 있음을 반증하는 것으로, 일본내 다른 신사 참배와 그 의미 자체가 다르며 우리는 물론, 중국 등 주변국들의 우려와 항의를 콧방귀끼듯 무시하는 배신적 행위이다.
고이즈미 총리는 일본의 최고 책임자로 그의 행동은 곧 일본 정부의 공식 입장으로 보아도 무방하며 그러기에 새해 벽두부터 기습 참배한 고이즈미 총리의 행위에 대해 우리 국민은 분노와 아울러 배신감을 느끼고 있다. 그러나 이 시점에서 일본 정부보다도 더 채찍질을 받아야 할 대상은 우리 정부이다. 그동안 일본은 미래지향적 한일 관계를 위해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하지 않겠다고 해 놓고선 번번이 이를 무시해 왔고 우리 정부는 매 번 그때그때마다 말로만 강력 대처를 외쳐왔지만 그 강력 대응의 결과가 무엇인지 우리는 알지 못한다.
그러나 중국은 현재 총리 이상 고위급의 일본 방문을 금지하고 있고 마찬가지로 고이즈미 총리의 중국방문도 불허하고 있다. 한국 정부에만 유독 성인군자들만 모여 있는지 일본을 상대로 한 대응은 너무나 유순할 정도이다. 무슨 일만 생기면 강력 대처 운운했지만 결국 북한을 둘러싼 국제관계, 한일간 외교 마찰 문제등을 들어 그 강력 대응이라는 것은 실체도 없이 흐지부지 없어지고 말았다.
우리가 이럴수록 우리 정부를 믿고 힘을 합쳐야 한다는 일각의 목소리가 있음도 잘 안다. 그러나 구체적으로 우리 정부가 무슨 조치를 취하던지 해야 힘을 합치던 말던 할 것이 아닌가. 주한 일본 대사를 외교부로 불러 항의의 뜻을 전달한다고 그들의 태도가 변하지는 않는다. 일본의 이 안하무인격인 야스쿠니 참배는 말할것도 없거니와, 말로만 강력 대처 운운하는 우리의 무기력한 태도는 태평양전쟁때 일본에 의해 끌려가 낯선 이국땅에서 혹독한 고생을 하다 숨져간 선조들과 일제로부터 희생된 분들을 욕보이게 하는 일이다.
정부는 직접 고이즈미 총리에게 야스쿠니 신사 참배에 대한 확답을 받아야 한다. 이렇게 매 번 치고 빠지는 일본과 그때마다 항의를 반복하는 한국의 이런 구태의연한 관계는 누가 하더라도 정리를 해야 한다. 이런 식으로 계속 미래 동북아 시대의 동반자 관계를 깨는 행위앞에 물렁 대응으로 일관하면 결국은 야스쿠니 신사 참배는 고이즈미 총리 말처럼 그들의 전통과 관습으로 굳어지게 되고 만다.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라는 말이 있다. 이 말은 비단 일본뿐만 아니라 우리에게도 해당되는 말이다. 부디 정부는 지나간 역사를 뒤틀리게 하는 부당한 처사앞에 말뿐이 아닌 진정한 신념속에서 나오는 강력 대응을 우리 국민에게 보여주길 바란다.
2004. 1. 2
흥 사 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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