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흥사단 사회통합운동의 모델로 정착되기를
-평화와 통일을 위한 사회적 대화-
‘평화와 통일을 위한 사회적 대화’는 분단 70여 년 동안 한국 사회를 지배해왔던 진보·보수 간의 이념정쟁을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한 문제의식에서 출발하였다. 통일협약시민추진위원회(이하 통추위)는 진보 그룹의 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이하 연대회의), 보수 그룹의 범시민사회단체연합(이하 범사련), 종단의 한국종교인평화회의(이하 KCRP), 중도 그룹의 흥사단과 YMCA 등 범시민사회계와 종교계가 초정파성의 가치를 내걸고 구성한 한시적 프로젝트 조직이다. 류종열 흥사단 이사장은 지난 7월부터 11월까지 이갑산 범사련 상임대표, 정강자 연대회의 공동대표, 정인성 KCRP 남북교류위원장과 함께 통추위의 공동대표직을 맡았다.
통추위가 추진한 ‘평화와 통일을 위한 사회적 대화’는 공론화의 개념을 평화 통일 이슈에 적용한 최초의 사례로서, 3가지 형태로 진행되었다. 하나는 4개권역대화로 총 6회가 진행되었다. 행정구역을 기반으로 한 수도권대화, 충청권대화, 영남권대화, 호남권대화와 진보, 보수, 중도, 종단의 시민사회 단체 활동가 및 회원들을 대상으로 한 진영대화 그리고 중고등학생과 대학생을 대상으로 한 미래세대대화이다. 다른 하나는 지역에 기반한 17개 시·도별 사회적 대화이다. 그리고 향후 지속적인 사회적 대화를 추진할 기구를 건설하기 위한 발기인 대회를 개최한 것이다.
4개권역대화는 △북한을 어떻게 볼 것인가, △한반도 미래상 △평화·통일문제 관련 나의 사회적 대화 우선순위 등 3개의 의제를 다루었으며, 9월 11일~29일 동안 진행되었다. 통추위는 ‘평화와 통일을 위한 사회적 대화’에서 의제선정, 토론방법, 프로그램 운영방안 등을 중요한 요소로 고려하였다. 특히 의제는 보수, 중도, 진보를 대표하는 활동가와 전문가, 여론전문 조사기관 등이 참여한 의제위원회를 구성하여 한 달여 간 치열한 토론과 세밀한 검토 과정을 거쳐 선정하였다. 의제는 두 가지 차원에서 검토되었다. 하나는 보수, 중도, 진보 간 주장의 균형성, 선명성, 논리성 여부였다. 다른 하나는 주장하는 근거의 타당성, 객관성, 합리성 여부였다. 이러한 기준에 근거하여, 의제위원회가 선정한 의제는 12개였다. 12개 의제는 평화통일과 관련한 핵심 쟁점과 향후 남남갈등 해결과 남북관계 개선을 위해 우리 사회가 우선적으로 풀어나가야 할 과제들을 중심으로 선별하였다.
12개 의제 중 △북한을 어떻게 볼 것인가(이하 북한관), △한반도 미래상(이하 통일관)이 집중 토론 의제로 선정된 이유는 두 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하나는 북한관이 통일방법과 통일과정을 설계하는 데 있어서,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원인변수이기 때문이다. 다른 하나는 통일이슈가 정쟁의 대상이 아닌 현실적인 삶의 문제로 인식될 수 있는 인식전환의 계기를 마련하기 위한 것이었다. 사회적 대화가 합리적인 의사소통의 과정이면서 동시에 서로의 생각을 이해하고 존중할 수 있는 공간이 되기 위해서는 정보의 정확성과 정보량의 격차가 최소화되어야 한다. 이를 위해 통추위는 사회적 대화 추진 일주일 전에 진보, 보수, 중도가 합의한 의제 자료집을 참가자들에게 제공하였다.
참가자들의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평화와 통일을 위한 사회적 대화’를 통해 평화통일에 대한 관심과 지식이 증가했다는 비중은 각각 98%와 95%로 나타났다. 이중 미래세대는 100%가 평화통일에 대한 관심과 지식이 증가했다고 답했다. 또한 시민의 관심도 역시 98%로 매우 높게 나타났다. 토론 의제의 공정성과 관련된 조사 결과는 전체 475명 중 95.2%, 시민사회 활동가 199명 중 95%로 매우 높게 나타났다.

* 출처: 닐슨, “4개권역 대화 결과분석,” 『평화와 통일을 위한 사회적 대화 전국 시민사회 대표 원탁회의』,
통일협약시민추진위원회 평화와 통일을 위한 사회적 대화_전국 시민사회 대표 원탁회의(2018년 10월 20일).
특히 평화·통일 이슈에 대한 관심도와 보수·중도·진보 진영 간 상호 이해 변화율은 사회적 대화가 남남갈등 해결에 유효한 수단이라는 것을 확인시켜주었다. 우선 ‘나와 다른 입장을 이해하게 되었다’는 문항은 ‘차이의 인정’을 의미한다. 참가자의 97.3%가 거부감 없이 서로 다른 입장을 수용한 것이다. 다음으로 ‘나와 다른 의견으로 결정되더라도 신뢰하겠다’는 문항에 대한 답변이 88%로 나타난 것은 ‘차이에 기반한 경청’, ‘경청을 통한 소통’이 이루어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마지막으로 참가자의 98%가 ‘갈등을 키우기 보다는 이해와 합의의 과정이었다’고 평가한 것은 사회적 대화가 ‘사회갈등 해소’와 ‘국민통합’의 유효한 수단이라는 것을 시사해준다.
4개권역 대화에서 흥사단 단우 및 회원은 수도권 10여명, 충청권 10여명, 호남권 20여명, 영남권 10명, 진영대화 30명으로 약 80여명이 패널로 참여하였다. 17개시·도 대화 중 인천대화(95여명), 강원대화(58명), 대전·세종시대화(92명), 충북대화(103명), 부산대화(80여명), 울산대화(80여명), 광주·전남대화(80여명) 등에서 흥사단이 책임단체를 맡았으며, 대구·경북대화(60명)등에서 공동주관단체로 참여하였다. ‘평화통일비전 사회적 대화를 위한 전국시민회의’ 발기인으로 참여한 단우 및 회원은 315명이며, 발기인 대회 참석자는 50여명이다. ‘평화와 통일을 위한 사회적 대화’에 약 수백여명의 흥사단의 단우와 회원이 직간접적으로 참여한 것이다.
이는 ‘평화와 통일을 위한 사회적 대화’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흥사단이 사회통합운동을 추진할 수 있는 동력을 확보했으며, ‘평화와 통일을 위한 사회적 대화’ 운동이 흥사단 사회통합운동의 모델이 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주었다. 이번 사회적 대화의 경험은 향후 흥사단 운동의 발전방안을 모색하는 과정에서 주목하여 검토할 대상이라는 것을 시사한다.
* 글 : 정현숙 조직국 국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