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시아 정세와 전망, 흥사단 활동 방향
오늘날 세계적 차원의 분쟁과 갈등이 상존하며 고조되고 있다. 하버드 대학의 사뮤엘 헌팅톤 교수는 일찍이 ‘문명의 충돌’을 예견하며, 20세기 이념 충돌과는 또 다른 21세기의 불안요인을 지적한 바 있다.
중동에서는 이슬람과 유대교, 기독교 간의 종교 문명 충돌이 계속되고 있다.
아시아에서도 세계적 차원의 패권 경쟁으로 미·중 갈등이 노정되는 가운데 최근 무역 전쟁으로 점화되었으며, 문화적 갈등이 상존하고 있다.
동아시아에서는 동북아 역내 패권경쟁차원에서 중·일 갈등은 최근 완화되었지만, 한때 센까꾸 열도의 영토분쟁이 고조된 바 있다.
남북한 분단과 북한 핵문제는 최근 남북한, 북미 정상회담에도 불구하고, 동아시아 최대의 평화 위협 요인으로 상수가 되었다.
한·일 간에는 위안부, 강제징용 등 과거사 역사문제와 일본의 독도 영토 문제 제기에 이르기까지의 일본의 성찰 부족으로 인한 구조적 갈등요인이 최근 일본의 무역규제로 비화되었다.
한·중 간에는 한·중 국교정상화 이후에도 과거 동북공정 역사문제와 최근 사드 사태로 인한 한미동맹과 연계된 군사문제 갈등이 양국의 관계 발전의 장애요인으로 상존하고 있다.
동아시아의 제반 갈등요인에도 불구하고 동아시아 평화, 교류협력이 가능한 기회 요인으로서 첫째, 남북한 중·일 아세안 동아시아 국가는 경제발전을 통한 번영과 국력 강화를 도모하고 있다. 동아시아 각국은 과거 역사적 경험을 통해 전쟁의 폐해를 절감하였으며, 경제성장을 촉진하기 위해서는 갈등의 평화적 해결과 동아시아 평화체제가 수립되어야 한다는 공동의 소망을 갖고 있다.
중국은 일대일로 세계 최강국의 중국몽실현을 추구하고 있으며, 일본은 과거 잃어버린 20년을 극복하고자 한다. 아베의 경제회생 정책은 2020년 올림픽 개최로 경제 대국의 위상을 정립하고자 한다. 북한도 핵으로 인한 경제 제재 속에서도 장마당, 관광수입 등으로 핵·경제병진, 자력갱생을 통한 성장을 도모하고 있다. 한국은 GDP 세계 10위권의 경제성장을 통해 한반도와 동아시아 평화의 플레이어를 자임하고 있다.
둘째, 역사 문화적 장애요인의 극복으로서는 동아시아 국가 간의 정부차원 뿐 아니라 민간차원의 교류협력 증진, 특히 전후세대 청년의 미래지향적 사고 경향은 동아시아 평화, 협력의 새로운 물결을 주도할 수 있을 것이다. 동아시아 각국의 청년은 과거의 성찰과 역사적 경험의 토대 위에서 이를 극복하고, 동아시아의 정체성과 문화적 수월성을 기반으로 세계와 호흡하여 21세기 지구촌을 이끄는 동아시아 시대의 주역으로서 역할을 자임할 수 있을 것이다.
셋째, EU, NAFTA 등 지역 공동체의 성장에 따라 동북아 지역 공동 협력체제 구축 논의가 성숙되고 있다. 동남아의 경우 ASEAN이 활성화되었고 ASEAN+3의 형태로 아세안과 한·중·일 3국의 협력이 추진되고 있으나, 한·중·일 동북아 3국의 진정한 협력시스템이 작동되지 못하고 있다.
2011년 한·중·일 3국 협력 사무국이 태동되었다. 매년 열기로 한 한·중·일 정상회의가 역사, 영토 문제 등으로 2~3년간 건너뛰기도 하는 등 3국간 협력의 태생적 한계가 지적되고 있다. 하지만 한·중·일 환경장관 회의처럼 1999년 이래 계속되고 있는 협력사례도 적다고 할 수는 없다.
동북아 3국은 경제력, 역사문화적, 군사적 갈등에도 불구하고 지역적인 인접성으로 인한 재난관리, 공중보건, 미세먼지 등 환경문제와 초국경 범죄 그리고 핵 안전문제 등 비전통적 환경문제에 있어서 공동의 위협에 직면하고 있다. 공동번영을 위한 경제협력뿐 아니라 정치, 안보, 문화, 환경 등 가능한 모든 분야에서 협력지향적 참여로서 동북아 평화체제 구축과 지역협력 시스템의 제도화가 요망된다.
동아시아 평화협력은 현실주의적 국가 정치적 시각에서 보면 대륙세력 중국과 해양세력 일본 간의 지정학적 패권 경쟁과 남북한 분단의 구조적 편차에서 진정한 협력은 태생적 한계가 노정된다. 한국 정부는 남북한 평화협력과 국력 증진으로 동북아 3국의 가교역할을 자임하고 한반도와 동북아 평화의 촉진자 역할을 감당해야 할 것이다.
3국 정부 차원의 평화협력추진이 현실적으로 제대로 작동되지 않은 상태에서 민간차원의 상호이해와 협력 추구가 절실하다. 특히 새로운 동북아 평화협력의 미래시대를 책임질 3국 청년들의 진취적 기상이 동력이 되어야 한다.
이러한 시대적 관점에서 흥사단은 성찰과 혁신으로 동아시아 평화협력 시대를 이끌기 위한 동북아 3국 시민단체간의 교류협력을 촉진하고 시대적 비전과 행동력을 갖춘 청년인재의 육성이 시급한 과제이다.
흥사단 ‘동아시아 평화를 위한 대일 행동 특별 위원회’는 일본의 강제징용 배상 문제와 수출 규제 정책에 항거하기 위해 출범하여 지금까지 평화적 1인 시위를 포함한 대일 항거 활동을 매주 지속하고 있으며, 관련 시민단체와 연대하고 있다.
향후, 흥사단은 극일을 통한 일본의 성찰을 촉구함을 넘어 동아시아 평화협력 시대를 창출하는 주역으로서의 청년인재양성을 위한 체계적 계획과 운동을 강구해야 할 것이다.
* 글 : 이기종(동북아 평화를 위한 대일행동 특별위원회 위원장, 민족통일운동본부 상임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