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코쿠조선초중급학교와 평택을 잇다
'시코쿠 조선초중급학교 지원 모임'은 어떻게 발족하게 되었나요?
평택·안성흥사단이 함께 하고 있는 '평택-에히메 시민교류회'는 2006년부터 한·일 역사인식을 주제로 순수민간교류활동을 하고 있다. 특히 흥사단 청년, 청소년 아카데미와 연계하여 매년 일본을 방문하고, 일본 친구들이 한국에 오면 홈스테이를 하는 방식으로 국제교류활동을 활발하게 하고 있다.
2012년 청소년교류회 방일 일정 중 일본 마쯔야마시에 위치한 시코쿠조선초증급학교(조선학교)에 방문하게 되었다. 조선학교는 일본 아베정부의 차별정책으로 인해 정규학교로 인정되지 않아 재정적 지원을 받지 못하고 있었다. 그리고 학교운영은 졸업생과 교포들의 지원금으로 운영되고 있어 큰 어려움을 겪는 상황이었다. 이후 한국에서의 우편은 물론이고, 어떠한 직접적인 연결도 힘든 상황이었다.
그러다 올해 여름 시코쿠조선초중급학교를 포함한 조선학교 학생들의 평택 방문을 추진하게 되었고, 방문 시기에 맞춰 평택의 여러 단체들과 함께 매년 1천만 원 모금을 목표로 지원 동맹 기금을 마련하게 되었다.
시코쿠 조선초중급학교에 대해 조금 더 알려주신다면?
시코쿠 조선초중급학교는 재일 조선인들이 모금으로 세운 민족교육학교다. 현재 학생은 총 15명으로 초등학생은 9명이고 중학생은 6명이며, 교사는 5명이다.
재일 조선학교 중 특히 시코쿠조선초중급학교는 소규모 학교로 운영 재정 부족과 시설 노후 등의 어려움으로 학교운영에 큰 곤란을 겪고 있다. 아베정권 하에서 2010년 조선학교 고급부 학교에 대해서만 ‘고교무상화 제도’ 대상에서 배제되었고, 내년부터는 유아교육, 보육무상화 대상에서도 배제하는 등 민족교육에 대한 철저한 차별이 심화되고 있는 현실이다. 이런 어려운 상황에서 조선초중급학교는 학교운영을 졸업생과 학부모, 교포들의 지원금으로 운영하고 있다.
'시코쿠 조선초중급학교 지원 모임'의 앞으로의 계획은 어떻게 되나요?
어떤 색깔이나 좌우를 떠나 함께 해야 한다는 생각으로 각자 인연이 되는 여러 곳의 단체와 시민들에게 조선학교 친구들의 평택을 방문 소식을 알렸다. 이런 조선학교 친구들의 평택 방문 소식은 낯선 생소함으로도, 궁금증으로도, 또는 진한 연대감으로도 전달되었다. 8월 13일 한여름 급작스럽게 준비된 '시코쿠조선초중급학교 지원 모임' 발족식에 어떤 분들이 오실까? 기대와 걱정이 함께 되었지만, 생각했던 인원보다 더 많은 분들이 함께 해주었다.
이날 모임을 이끌어갈 공동대표로 박상복 경기원폭피해자협의회 회장, 최시영 새마을지회 회장, 기덕일 평택-에히메시민교류회 대표가 선출되었다. ‘시코쿠조선초중급학교 지원 모임’은 매년 1천만 원 지원을 목표로 조선학교 학생들이 일본사회에서 차별받지 않는 날이 올 때까지 함께 하기로 하였다.
며칠 전, 여름에 평택을 방문한 시코쿠조선초중급학교 학생이 학교 페스티발에 초대해서 다시 마쯔야마시를 방문하게 되었다. 그리고 이날 2019년 목표액인 지원금 1천만 원을 전달하였다. 처음에는 11월까지 몇 달 남지 않았는데 너무 촉박하게 잡는 건 아닌지, 해마다 지원한다는 것이 가능할지 자신이 없었다. 하지만 이 길에 함께 하고 싶어 하는 많은 사람들을 알게 되었고, 너무나 많은 단체, 기관, 시민분들이 함께 해주었다. 지속해서 함께 해 나갈 수 있다는 확신이 생겼다.
이번 활동에서 다시 한번 배움이 일어났다. 어떤 일을 주도하려 하고 가르치려 하면 힘들지만, 정보를 공유하고 펼치는 역할과 이를 지원하는 역할이면 충분하구나. 흥사단이 앞으로 지역에서 할 일은 모이게 하고 나누게 하는 장을 마련하는 것이라는 배움이 일어나는 활동이었다.
* 글 : 조민희(평택·안성지부 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