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글말 모임>을 소개합니다
흥사단 밀양지부는 2004년 2월 25일, 밀양에 흥사단 깃발을 올렸다. 창립한 지 15년이 더 되었다. 그러나 그 역사만큼의 사업이나 활동을 하지 못해 왔다. 창립 초기에는 단우들이 의욕적으로 활동을 전개하고 사업을 추진하였다. 서로 힘을 모아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한 교육 수련 활동을 전개하였고, 사회복지 시설을 돕고 자원봉사활동을 하였다. 그렇게 흥사단의 활동을 하나하나 드러내다가 여러 사정으로 활동 중 단의 아픔이 있었다.
2015년 전병태 초대 지부장을 중심으로 뜻있는 단우들이 다시 일으켜 세워 오늘의 밀양지부로 발전해 왔다. 창업이 수성난(創業易 守成難 일을 시작하기는 쉽지만, 이룬 것을 지키는 것은 어렵다는 뜻)이라고, 밀양지부가 그 전철을 밟은 셈이다. 2015년 가을에 단소부터 마련하여 집회 장소를 확보하고, 월례회를 '동맹수련' 기회로 운영하였다. 도산 안창호 선생의 가르침과 정신을 이어받고, 흥사단다운 사업과 활동을 새롭게 시작하였다.
2012년부터 '애기애타재단'이라는 이름으로 개인 활동을 해온 경험을 살려, 단소에 사립 '애기애타 작은도서관'을 먼저 만들었다. 도산 안창호 선생은 서른 살이던 1907년, '책사(冊舍)도 학교다. 책은 교사다. 책사는 더 무서운 학교요, 책은 더 무서운 교사다.'라고 태극서관을 창립하면서 말씀하셨다. 책의 필요성과 독서의 중요성을 강조하셨다. 순국 의사 안중근 선생도 '일일불독서 구중생형극'(一日不讀書 口中生荊棘)을 육필로 남겼다. '하루라도 책을 읽지 않으면 입속에 가시가 돋친다.' 하였다. 독서의 가치를 중언부언할 필요가 없을 정도다. 다행히 도서관 설립 3년차부터 밀양시에서 신간 도서구입비를 매년 지원받게 되어 좋은 책을 많이 구입하였다.
밀양지부는 '애기애타 작은도서관'에서 강좌와 함께 지난 4월부터 '책을 읽고 글을 쓰며 대화를 나누는 모임'을 시작하였다. 아직 많은 사람이 참가하고 있는 것은 아니지만, 점진주의로 작게 시작해서 키워 나가는 것을 목표로 활동하고 있다. 이름이 너무 길어서 '책글말 모임'이라고 줄여서 부르고 있다. 현재는 4~5명이 참석하고 있는데, 매월 첫째와 셋째 수요일 저녁에 모인다. 같은 책을 함께 읽고 토론을 하는 것은 아니고, 스스로 선택해서 읽은 책 내용을 소개하면서 독서 감상을 발표하는 활동을 한다. 모임의 처음 취지는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독서와 글쓰기, 말씀 나누기를 하자는 것이다. 현대인의 바쁜 생활과 독서의 어려움을 알기에 독서와 글쓰기를 숙제처럼 하지 않고, 가볍고 편안하게 하고 있다. 한 달에 한 권을 읽고 발표하며 토론을 하는, 독서토론회 방식을 택하지 않은 이유이기도 하다. 책을 읽지 못하더라도 대화를 나누는 그 나름의 유익함과 가치가 있다. 다른 사람의 이야기 속에서 가르침을 받을 수 있고, 학습할 수 있다.
하루에 한 줄이라도 책을 읽으면 그만큼의 가치가 있다. 그런 노력을 통해 종이 책 읽기의 소중함을 발견하고 생활하면 더 가치 있을 것이다. 글쓰기도 마찬가지다. 최근에 글쓰기, 책 쓰기 바람이 일어나고, 글쓰기 책이 쏟아져 나오는 현상에서 글쓰기의 중요성을 엿볼 수 있다. 글쓰기도 독서처럼 하루에 한 줄이라도 써 나가는 일은 그만큼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좋은 책을 많이 읽은 사람이 지도자 반열에 올라갈 확률이 높다는 말도 있다. 여기에 글쓰기를 잘 하고 말씀 나누기를 잘 한다면 금상첨화가 아닐 수 없다. 자기의 생각을 다듬고 성찰하는데 독서보다 더 좋은 방법이 없다고 생각한다. 더구나 글로 쓰면서 생각을 다듬고 수련하면 논리력과 함께 발표력까지 향상될 것이다. 그런 사람이 되려고 힘써 노력하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지도력이 개발되고 속 찬 사람으로 바뀌어 갈 것이다.
저녁 7시에 시작하여 9시까지 두 시간이 눈 깜짝할 사이에 지나가는 걸 보면, '책글말 모임'이 유익하고 보람 된 활동으로 자리 잡아간다고 볼 수 있다. 이 모임을 통하여 상호 교육과 협업 수련이 되기도 한다. 대화 중에 다양한 사회 현상을 꿰뚫어 설명하고, 오래전 추억을 되살려 지혜를 나누는 것도 이 모임의 장점이다. 자연스럽게 동맹수련 활동이 된다.
'책글말 모임'을 몇 년 진행하면 구성원들이 자연스럽게 책을 내는 성과를 낼 것으로 예상해 본다. 다른 사람의 책을 읽다 보면 '나도 책을 내볼까?'라는 생각이 들 것이다. 좋은 책을 많이 읽으면 생각의 깊이와 폭이 넓어진다. 자기 성찰의 시간이 만들어진다. 글쓰기를 하면 생각을 정리하고 사고의 표현력이 향상된다. 간결하고 선명한 표현력이 생긴다. 대화를 나누면 그 과정에서 소통력이 생기고 대응 능력도 좋아진다. 토의·토론의 강자로 거듭나게 되는 것은 자연스러운 결과이자 성과다. '책글말 모임' 활동이 청소년들에게 인성교육과 생활 교육프로그램으로 활용된다면 더욱 좋을 것이다. 모임이 아직은 걸음마 수준이지만 올해 활동이 끊기지 않고 꾸준하게 이루어졌다. 이렇게 점진주의로 꾸준히 활동해 나가면 좋은 프로그램이 될 것이라고 믿는다.
* 글 : 조점동(밀양지부 지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