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원지부, 민주시민 교육지도의 첫걸음
2009년 개정 교육과정을 기점으로 학교에서는 교과 외 활동으로 창의적 체험활동들을 적극적으로 도입했다. 자율활동, 동아리활동 등으로 구성되는 창의적 체험활동의 도입으로 민주시민교육이 활성화될 수 있는 제도적 기반은 확보되었지만, 실제 운용을 위한 제반여건과 더불어 주체의 의식변화와 활용 능력은 향상되지 않았다. 그리고 여전히 우리의 교육현실은 10년전과 크게 달라지지 않았으며 시민교육은 외면당하고 있는 상황이다.
학교 내부에서는 교사들의 과도한 교과 외 업무로 기본 교과 수업의 질적 향상마저도 위협받고 있지만, 사회 전역에서는 학생들을 위한 시민교육의 필요성을 외치고 있다. 이에 학교와 교사들은 학교 밖의 시민단체들과 함께 이러한 문제점을 보완해나가야 하는 상황에 이르렀다고 생각한다. 흥사단에서는 꽤 오래전부터 시민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해 왔다. 이러한 사회적 배경과 시기를 인지하고 강원지부는 더 이상 지체하지 않고 교육사업을 추진하기로 결정하였다.
강원지부는 올해 초 강원도교육청 민간보조사업으로 민주시민 교육지도사 양성과정인 '민주시민 역량강화 워크숍'을 진행하였다. '민주시민교육 역량강화 워크숍'을 진행한 궁극적인 목적은 청소년들의 민주시민 역량을 키우기 위함이다. 이를 위해 토론문화를 통한 청소년 자신의 합리적 의사결정 역량 강화와 학생 학교 밖 체험을 통한 학생 자치활동 활성화 지원에 중점을 두었다. 강원지부의 단우들 중 이러한 민주시민 교육에 관심이 있는 단우 8명을 포함하여 강원도 내 토론 및 토의 강사와 관심 있는 시민들 총 27명을 대상으로 민주시민 교육지도사 양성과정을 진행하게 되었다.
5월 31일부터 6월 2일까지 강원대학교 내의 강의실에서 마지막 봄을 느끼며 3일간 집중 이수를 했다. 참가 신청은 강원도 전역에서 이루어졌다. 태백, 삼척 등 3시간을 넘게 달려 과정에 참여한 수강생들도 있었다. 황금 같은 연차휴가를 소비한 참가자도 있었다. 그 때문이었을까 아침부터 저녁까지 휴식시간 없이 이어지는 진행에도 3일간 지치지 않는 열정들을 느낄 수 있었다.
현재 우리 아이들은 텍스트보다는 영상에 더 많이 노출되어있고, 실제로 같은 내용을 받아들일 때 활자보다는 영상 미디어를 통해 수용하고자 하는 모습을 쉽게 발견할 수 있다. 그래서 흥사단교육운동본부에서 ‘영화’를 이용한 민주시민 교육과정을 개발한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 이미 시민교육강사로서 활동하고 있는 강사들이 주 강사로 이번 양성과정에 참여하여, 실제 학교 현장에서 어떤 방식으로 수업이 이루어지는지에 대해 알려주었다. 앞으로 강사로서 활동할 양성과정 참가자들에게 큰 도움이 되었을 것이다.
이번 양성과정에 참여한 구성원 대부분이 토의·토론 강사였던 덕분에 기본적으로 활달한 토론이 이루어졌다. 특히 참가자 중 일부는 '내가 학생이라면 어떤 이야기를 할까?' 또는 '내가 10대라면 어떤 질문을 던질까?'와 같이, 향후 자신들이 가르칠 청소년의 입장에서 생각하여 이야기를 풀어나갔다.
과정 마지막 날에 실시한 자격시험은 생각보다 난이도가 높았다. 많은 문항의 시험지를 받아든 참가자들이 크게 동요했던 모습이 떠오른다. 대략 1시간 30분 정도의 시험을 봤다. 감사하게도 참가자 전원이 자격시험에 통과할 수 있었다.
3일간의 양성과정 이후에 부정기적으로 민주시민 교육 스터디를 강원지부 회의실에서 몇 차례 진행하였다. 7월 27일에 진행된 스터디에서는 강원지부 소속 중·고교 아카데미 학생들을 위한 '미래인재캠프 민주시민 역량강화 워크숍'을 함께 준비했다.
민주시민 교육지도사와 토론·토의 지도사를 보유한 강원지부의 단우들이 강사로서 첫 발판을 내딛는 날이었다. 영화는 '가버나움'을 선택하였으며, 다소 무거운 주제였지만 대관한 영화관에서 참가 학생 40명은 처음부터 끝까지 관람하였다. 후에 영화를 본 소감을 비롯하여 영화에서 도출할 수 있는 민주시민적 가치를 찾아내 조별로 설정한 후, 주제로 설정하여 팀별 독립영화를 제작하는 활동을 하였다.
처음에는 '학생들이 반나절이라는 짧은 시간 동안 토론활동으로 콘티를 만들고 영상까지 제작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라고 생각했다. 기우였다. 아이들의 집중력과 추진력은 어른들의 상상을 뛰어넘었고, 3시간 만에 이 모든 것을 아이들은 해냈다. 덕분에 마지막 영상제에서 학생들의 가치관과 창의성, 예술성, 민주성 등이 모두 집약된 결과물들을 함께 볼 수 있었다. 활동을 통해 최소한 자신이 찾아낸 민주시민의 가치만큼은 확실하게 가슴속에 품고 갈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강원지부에서는 그동안 청소년을 대상으로 도서를 활용한 토론활동을 주로 진행해왔지만, 이번 민주시민 양성과정을 통해 영화라는 새로운 도구를 활용하는 방법을 배우게 되었다. 강원지부에서는 아카데미 학생들뿐만 아니라 많은 청소년들에게 민주시민으로서의 덕목과 가치를 조금 더 쉽고 재미있는 방법으로 알려줄 준비를 계속하고 있다. 자체 스터디를 통해 흥사단의 가치와 접목시켜 더욱 많은 콘텐츠들을 개발하고자 노력하는 강원지부 소속 민주시민교육 지도사들을 응원한다.
* 글 : 박혜진(강원지부 간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