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종욱 통일준비위 부위원장의 흡수통일 발언에 대한 흥민통 입장
지난 3월 10일 국가 통일논의의 최고기구인 통일준비위의 실질적 대표격인 정종욱 부위원장은 “체제-흡수통일은 하기 싫다고 해서 일어나지 않는 건 아니다”라면서 비합의통일이나 체제통일에 대한 연구팀이 통준위는 물론 정부 내 다른 조직에 있다고 밝혔다. 이 발언이 문제가 되자 정종욱 부위원장과 정부는 용어를 잘못 사용한 것이라며 흡수통일 연구를 부인하고 있지만, 이는 하늘을 손바닥으로 가리는 시늉에 불과할 뿐 정부의 신뢰는 이미 땅에 떨어져버렸다.
‘체제-흡수통일’ 발언이 문제가 되는 것은 무엇보다 대한민국 헌법이 명시한 평화통일의 정신을 부정하는 위헌적 발언이기 때문이다. 정부의 공공연한 흡수통일 주장은 남북관계를 대결과 긴장 확대로 몰아갈 수밖에 없다. 체제통일-흡수통일은 어떤 경우든 상대를 부정하는 담론이고 전쟁의 위험성을 감수할 수밖에 없는 위험천만한 담론이다. 흡수통일 하겠다면서 어떻게 상대로부터 신뢰를 얻을 수 있으며 합의와 타협을 이룰 수 있겠는가? 합의통일‧평화통일을 위해 가장 앞장에서 노력해야 할 정부가 위헌의 위험을 무릅쓰고 흡수통일을 공공연히 언급하고, 나아가 이를 밀실에서 국민세금을 들여 연구하고 있었다는 사실은 참으로 놀랍고 개탄스러운 일이다.
그간 우리 정부는 흡수통일을 추진하지 않는다고 말해왔는데, 이번 정종욱 부위원장의 발언으로 미루어 이마저도 신뢰하기가 어렵게 되었다. 이미 북측은 박근혜 대통령의 ‘통일대박론’이나 ‘드레스덴선언’ ‘한반도 신뢰프로세스’ 등에 대해 ‘흡수통일론’이라고 강하게 반발하고 있는 상황이다. 그리고 이런 조건 속에서는 남북관계 경색의 책임을 북한에게 떠넘기기도 어렵게 되었다. 정부는 올해 광복 70주년을 맞아 통일시대 개막을 위해 “북한과 함께하는 통일준비” 등을 내세우며 각종 남북공동사업을 추진하겠다는 입장을 발표하고 있지만, 흡수통일을 주장하는 우리 정부에 대해 북측이 무슨 신뢰를 가질 수 있겠는가?
이제 우리 정부는 흡수통일‧체제통일과 관련해 정부의 분명한 입장을 국민 앞에 공식적으로 밝혀야 한다. 또한 정부는 정종욱 부위원장이 밝힌 통준위 내의 흡수통일 준비팀 활동 현황은 물론 정부내 다른 기관의 비슷한 연구 상황에 대해 국민에게 명백히 밝히고, 즉각 이들을 해체‧폐지해야 한다. 이는 정부가 대북정책 추진과 관련하여 국민으로부터, 그리고 통일의 상대인 북측으로부터 신뢰를 회복할 수 있는 최소한의 조치이다.
정부는 위헌적인 ‘흡수통일론’ 연구 등에 아까운 세금을 낭비할 것이 아니라, 이제라도 대북비난전단 살포의 실효적인 방지 등 남북관계 전환과 교류협력 활성화를 위한 진정성 있는 조치부터 제대로 실천해나가기 바란다.
2015. 3. 12
흥사단 민족통일운동본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