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 념 사
칠흑 같은 어둠 속에서 좌절하는 동포에게 희망과 위로를 전해주신 민족의 선각자, 도산 안창호 선생님.
선생님께서 꿈에도 그리던 조국의 독립을 보지 못한 채 순국하신 지 78주기를 맞이하였습니다. 추운 겨울을 이기고 새 생명이 움트는 시기에 선생님께서는 동포에게 희망의 씨앗을 전하시고 머나 먼 길을 떠나셨습니다.
‘우리 민족이 일제 치하에 고통 받고 있는데 제 일신의 편안이나 명성을 위하여 가만히 있을 수는 없다’며 병상의 몸으로 마지막 순간까지 민족을 위해 헌신하신 선생님의 숭고한 정신에 깊이 머리를 숙입니다.
선생님께서는 조국의 독립과 번영을 위해 일할 인물과 단체를 키우시며, 정치·경제·교육·민족 평등이 발현되는 ‘모범적인 공화국’을 그리셨습니다. 또한 민족의 화합을 토대로 ‘전인류의 완전한 행복’을 위해 기여할 것을 요청하셨습니다.
선생님께서 저희에게 이러한 희망을 씨앗을 주고 가신지 어언 78년이 흘렀건만, 그 씨앗을 제대로 꽃피우지 못해 죄송할 따름입니다. 우리의 사회는 점차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습니다. 이는 세대를 이어가며 더욱 높아져가는 장벽이 되고 있습니다. 젊은이들은 꿈과 희망을 잃고 좌절하고 있습니다. ‘낙망은 청년의 죽음이요, 청년이 죽으면 민족이 죽는다’는 선생님의 말씀이 절박하게 와 닿는 현실입니다. 불평등을 해소하고, 청년들이 꿈을 펼칠 수 있는 기회를 주어야만 지속가능한 사회가 이루어 질 것입니다.
한편 지금 한반도는 일촉즉발의 위기에 처해 있습니다. 미국과 중국의 패권경쟁 속에서 일본은 점차 군국주의로 나아가고 있습니다. 한반도의 운명을 당사자인 우리 겨레가 주도하지 못하고, 주변국의 힘의 논리에 끌려 다니고 있는 안타까운 현실입니다. 평화는 평화로운 방법으로 만들어 가야합니다. 지금과 같은 갈등구조로는 민족의 장래를 보장하기 어렵습니다.
이러한 풍전등화와 같은 시기에 민족의 장래를 제시하고 민족 구성원을 설득하는 참다운 지도자는 보이지 않습니다. 항상 낮은 자세로 실천하며 전민족의 안위를 생각하며 자신을 내던지셨던 선생님이 참으로 그립습니다. 화합과 소통을 중시하시며, 애기애타(愛己愛他) 정신으로 민중의 고통을 어루만지고 한반도 평화를 이끌어갈 지도자가 절실히 필요합니다.
우리 사회의 지도자가 되고자 하는 분들은 도산 선생님의 인격과 품성, 혜안과 지도력을 배우고 실천하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선생님은 항상 겸허하게 자신을 낮추었으며, 생각을 달리하는 사람들의 의견을 경청하며 소통하셨습니다. 그리고 민족의 비전을 제시하며 몸소 희생하고 봉사하셨습니다. 우리 사회 모든 지도자들이 선생님의 소통과 봉사의 리더십을 실천해 주시길 소망합니다.
또한 선생님께서는 ‘사회에 대하여 스스로 책임심이 있는 자는 주인이요, 책임심이 없는 자는 여객’이라고 하셨습니다. 이는 우리 국민이 진정한 주인, 주권자로서 책임있는 행동을 할 것을 강조한 것입니다. 책임감 있는 국민이 책임감 있는 지도자를 세운다는 것을 우리 모두 명심해야 할 것입니다.
선생님의 순국 78주기를 맞아 저희 후학들은 무실, 역행, 충의, 용감의 정신을 다시금 가슴에 새기고 대공주의를 실천하여 ‘정의롭고 행복한 공동체’를 만드는데 기여할 것을 약속드립니다.
많이 부족한 저희들이지만 선생님의 가르침을 따라 역사의 길에 나설 것을 다짐하며 추념사를 갈음하고자 합니다.
새로운 생명이 온 대지에 퍼지듯이 선생님께서 남기신 소중한 유훈도 저희 후세들의 가슴에 널리 퍼져나갈 것입니다.
부디 편히 영면하시옵소서.
2015년 3월 10일
흥사단 이사장 이윤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