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산 안창호 선생 순국 79주기(2017년)
추 념 사
‘진리는 반드시 따르는 자가 있고, 정의는 반드시 이루는 날이 있다’고 설파하시며, 나아갈 길을 찾지 못하고 방황하는 민중에게 희망의 좌표를 제시하신 도산 안창호 선생님!
선생님께서 꿈에도 그리던 조국의 독립과 민주공화국의 수립을 보지 못한 채 저희 곁을 떠나신지 어언 79년이 흘렀습니다. 오늘 79주기 순국일을 맞아 선생님을 민족의 사표(師表)로 삼고 따르는 후학들이 한 자리에 모였습니다. 저희들은 한평생 일관되게 민족을 위한 길을 걸어가신 선생님의 삶과 철학을 되새기며, 난국을 헤쳐 갈 가르침을 찾고자 합니다.
선생님께서는 대한민국 임시정부의 기초를 수립하시며 ‘민주공화국’을 주창하셨습니다. ‘대한 나라의 과거에는 황제가 하나밖에 없었지만 금일에는 2천만 국민이 모두 황제’라고 역설하며, ‘대통령이나 국무총리는 국민의 노복’이라고 하셨습니다. 황제란 주권자를 의미한다며 국민 모두가 주권자라고 하셨습니다. 또한 국가의 흥망은 국민 전체가 책임져야 한다고 하셨습니다. 이러한 선생님의 가르침은 대한민국 헌법에 고스라니 담겨져 있습니다.
하늘에서도 민족의 장래를 걱정하시며 지켜보고 계실 도산 안창호 선생님!
작금의 현실을 생각하면 선생님을 뵐 면목이 없습니다. 국정 책임자가 헌법 질서를 무너뜨리고, 국민에게 권한을 위임받지 않은 비선실세들이 국정을 농단한 사태가 벌어졌습니다. 국가의 흥망은 국민이 책임져야 한다는 선생님의 말씀처럼 우리 국민은 훼손된 민주주의와 헌법을 바로 세우고자 촛불을 밝혔고, 그 책임을 다하기 위해 혹독한 추위를 녹이며 광장에 모였습니다.
하지만 국정농단의 당사자들은 거짓으로 진실을 감추고, 어둠으로 빛을 가리고 있습니다. 선생께서 죽더라도 거짓을 행하지 말라고 하신 말씀이 어느 때 보다 절실하게 와 닿습니다. 항상 낮은 위치에서 민족의 독립과 번영을 위해 희생하시며 봉사하셨던 선생님이 너무나 그립습니다. 자신의 안위는 멀리하시고 합리적, 민주적, 헌신적 리더십으로 전민족을 주인으로 섬기셨던 리더십이 얼마나 위대했던가를 새삼 깨닫게 됩니다.
선생님께서는 항상 소통과 화합을 중시하셨습니다. 저희는 임시정부 개혁방안을 두고 갈등이 격화되자 자신의 지위를 모두 버리고 국민대표자회의 개최를 위해 노력하신 선생님을 기억하고 있습니다. 이념과 독립운동의 방략을 두고 갈등이 심한 시대적 상황에서 이들의 합작을 위해, 온갖 비난을 무릅쓰고 자신을 던지셨던 선생님의 헌신을 잊지 못합니다. 선생님께서는 현재 우리 사회의 갈등이 심화된 모습을 보고 가슴을 치시며 통탄해 하실 것입니다. 선생님의 뜻을 따르는 저희들은 상호 존중과 열린 소통의 자세로 우리 사회를 화합으로 이끌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정의와 진리로 잘못된 것은 바로 잡되, 소통과 화합을 위해 노력하는 후학들이 되겠습니다.
흥사단은 올해 활동 방향을 ‘지역사회 시민운동으로 정의롭고 행복한 공동체를 실현하자’로 정했습니다. 마을에서부터 주민들과 더불어 정의롭고 행복한 공동체를 만들기 위한 길을 걷겠습니다. 저희가 가진 능력과 힘은 비록 미약하지만 선생님의 발자취 속에서 올바른 방향을 찾아가도록 하겠습니다. 대공(大公)정신과 무실·역행·충의·용감의 4대정신으로 역사의 길을 열어가겠습니다.
선생이시여, 부디 이 어려운 시기를 지혜롭게 극복할 수 있도록 지켜봐 주시옵소서. 부끄러운 현실입니다만, 선생님을 따르며 ‘정의롭고 행복한 공동체 실현’을 위해 실천하는 후학들이 있음을 위안 삼아 편히 영면하시옵소서.
2017년 3월 10일
흥사단 이사장 류종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