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남북정상회담 제안을 환영하며,
한국정부의 적극적인 한미공조와 북미중재외교를 촉구한다
북한 김정은 위원장이 문재인 대통령을 북한으로 초청했다. 남북 정상회담을 제안한 것이다. 지난 10일 김여정 북한 특사는 김정은 위원장이 “문 대통령을 빠른 시일 안에 만날 용의가 있다”며 편한 시기에 북한을 방문해줄 것을 요청했다. 이에 문재인 대통령은 “여건을 만들어 성사시켜 나가자”고 하면서, “남북관계 발전을 위해서도 북미간의 조기대화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답했다. 또한 “미국과의 대화에 북측이 보다 적극적으로 나서달라”고 말했다. 사실상 남북 정상회담을 수락한 것이다.
북한이 과거의 밀사방식이 아닌 특사방식으로 공개 제안한 것은 남북단일팀과 남북공동입장으로 평창올림픽이 평화올림픽을 실현하게 된 상황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기 위한 것으로 해석된다. 즉 한반도 평화를 위해 북한이 적극적으로 동참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것이다. 가장 빠르고 강력한 방법을 전략적으로 선택한 것이다.
이는 지난 7월 베를린 선언을 통해 남북정상회담을 제안한 문재인 대통령의 제안을 김정은 위원장이 수락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두 정상의 이 같은 결단은 전쟁위기에 처한 민족의 운명을 전환시킬 역사적인 결단으로, 적극적으로 환영할 일이다. 이러한 과정이 있기까지, 미국의 비핵화 노력과 한미합동군사훈련 연기 등 한미공조가 결정적인 작용을 했다. 그렇다면 이러한 화해와 평화의 국면을 어떻게 지속할 것인가?
김정은 위원장의 정상회담 제안은 향후 북한이 군사력 강화보다는 경제성장에 주력하겠다는 의지를 담은 것으로 해석된다. 하지만 지금 이 순간부터 북한은 비핵화에 대한 미국과 한국의 우려를 해소할 수 있는 노력을 실천적으로 보여주어야 한다. 문재인 대통령이 정상회담의 ‘여건 조성’의 의미로, “북미간 조기대화”를 언급한 것은 미국이 북한과 대화할 수 있는 환경을 북한이 먼저 조성해 주어야 한다는 것을 강조한 것이다. 그것이 비핵화에 대한 북한의 진정성 있는 태도를 보여주는 것이며, 동시에 미국에게 북미대화의 명분을 주는 것이다.
북한은 또한 한국의 중재외교에 대해 인내심을 갖고 기다려줘야 한다. 북미대화는 북한의 노력만으로는 절대 성사될 수 없다. 한국정부의 중재외교가 사실상 더 결정적인 작용을 한다. 2차례의 정상회담의 성공은 한국정부의 중재외교가 미국과 북한 변화를 동시에 이끌어 내는 실질적인 힘이었다는 것을 실증적으로 보여준 사례이다.
2000년 남북정상회담을 실질적으로 이끌어냈던 일명 ‘페리프로세스’는 북핵문제의 포괄적 타결 방식으로, 대북 강경파였던 윌리엄 페리 대북조정관을 당시 대통령 외교안보수석비서관이었던 임동원 전)통일부 장관이 설득해서 성사된 외교적 성과였다.
그래서 ‘페리 프로세스’는 ‘임동원 프로세스’로 불린다. 2007년 제2차 남북정상회담 역시 크리스퍼힐 당시 미국 국무부 차관보와 김계관 북한 외무성 부상의 북미 베를린 양자접촉 즉 북미직접대화의 산물이었다. 이러한 역사적 경험은 남북정상회담의 성공공식이 3단계의 협력적 절차로 이루어졌다는 것을 보여준다. 북한의 비핵화 의지 표명, 한미공조, 한국의 중재외교 그리고 북미직접대화가 그것이다.
남북정상회담의 성공공식에 따라, 우선, 한국정부는 로드맵을 설정해야 한다. 한미간의 긴밀한 정책공조를 통해 미국이 동의할 수 있는 2018년 버전의 ‘제2의 임동원 프로세스’를 만들어야 한다. 다음으로, 북한은 한반도에 긴장을 고조시킬 핵-미사일 실험 등 추가적 군사적 행동을 해서는 안되며, 비핵화에 대한 전향적인 의지를 표명해야 한다. 이러한 모든 환경을 한국정부가 나서서 조성해야하며, 북미대화의 가교역할을 해야 한다.
미국은 북한이 한미공조의 로드맵에 협력한다면, 한미합동군사훈련의 축소와 일정 조정 등의 유연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 또한 한미공조에 기반한 북미대화를 추진해야 하며, 남북정상회담이 성사될 수 있도록 적극 협조해야 한다. 미국에게 북한의 핵문제는 국가이익의 문제지만, 우리에게는 생존의 문제이다. 삶과 직결된 문제이며, 나아가 미래의 존립과 번영의 문제이다.
따라서 한미신뢰에 기반한 한미공조와 남북간 상호존중에 기반한 남북화해협력의 공동노력을 통해 ‘한반도 평화의 길’을 만들어 가야 한다. 작은 일부터 단계적으로, 그 어떤 상황에서도 대화를 포기하지 않고, 한미공조-북미대화-남북협력-북미화해의 삼각협력구도를 지켜내야 한다.
문재인 대통령은 북한예술단 관람이후 김영남 상임위원장에게 "마음과 마음을 모아서 난관을 이겨나가자"라고 말했으며, 김여정 특사는 문재인 대통령 부부에게 " 대통령과 꼭 평양을 찾아오세요"라고 말했다. 남과 북의 이러한 마음이 통일 번영의 미래로 이어지기를 간절히 소망한다.
이에 ‘흥사단’은 아래와 같이 주장한다.
첫째, 북한은 핵-미사일 실험 중단 등 비핵화에 대한 전향적인 의지를 표명하라.
둘째, 한국정부는 북핵문제 해결과 한반도 평화를 위한 북미중재외교를 적극 추진하라.
셋째, 한국정부의 남북화해와 평화의 의지를 전할 대북특사를 파견하라.
2018년 2월 13일
흥사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