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말 우리 단 내에 있던 중앙수련원이 교육수련원으로 확대 개편되었다. 기왕의 중앙수련원이 단우 수련의 기능만을 부여받고 있었다면 교육수련원은 단우 수련에 더하여 일반 시민을 대상으로 한 교육의 역할까지가 주어졌다.
돌이켜 보면 흥사단은 독립운동과 국가건설을 위한 핵심인재 양성을 위해 만들어 졌지만 더 넓게는 전체 민족의 근대적 개조를 소명적 과제로 여겼던 도산의 <교육과 수련> 사상의 반영이기도 했다. 이 점에서도 우리 단이 창단 100주년을 맞아 단우 수련의 범위를 넘어 시민 교육까지를 과제로 채택한 것은 매우 발전적인 결정이었다. 이제 교육수련원은 단우 수련과 시민 교육이라는 양대 과제를 충실히 수행해야 할 책임을 안게 된 것이다.
단우 수련의 각종 프로그램과 방법은 이미 상당한 수준으로 축적됐다. 그동안 권역별 수준별 수련회 등이 있었다. 그러나 모든 단우들이 적극적인 참여정신과 헌신적인 주인정신을 갖기를 바라는 단의 입장에서 보면 그 성과가 만족스러운 것만은 아니었다. 아직 단 내에 수련을 생활하는 분위기나 시스템화가 정착되어 있지 않은 상태여서 무엇보다 참여자가 적었다.
그러나 이는 관점을 바꿔 각종 수련프로그램의 수요자인 단우의 처지에서 보면 도산정신과 흥사단사상을 핵심으로 하는 기존의 프로그램들에 큰 매력이나 효용성을 느끼지 못했다는 말이 될 것이다. 따라서 단의 요청과 단우들의 요구가 맞아떨어지는 프로그램의 개발 및 그 운용 방식의 개선이 필요하다.
시민 교육이라는 과제는 더욱 만만치 않다. 우리가 시민 교육을 하겠다고 하여 저절로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오늘날 시민교육은 이미 거대한 시장을 형성하고 있고 거기서 거래되고 있는 상품(=프로그램)은 실로 다양하다. 여기에 우리가 새로이 공급하고자 하고 동시에 수요자인 일반 시민들에게 매력적인 상품이 과연 무엇일까.
다행히 우리에게는 100년을 이어온 공신력과 경험 그리고 나름의 확고한 메시지가 있다. 이들을 소중한 자원으로 우선 교육 대상을 잘 선정하고 그들에 맞는 프로그램을 만들어 실행해 가야 할 것이다. 이와 관련해서는 우리의 형제 단체인 도산아카데미 및 도산기념사업회와도 긴밀히 협조하기로 합의된 것은 크게 고무적인 일이다.
매 순간 바람직한 방향으로의 변화를 체감하는 것이야말로 우리 모두에게 가장 큰 기쁨과 행복이다. 수련동맹체이기도 한 우리 단은 단우는 물론이고 나아가 일반 시민들에게도 그들 모두가 가진 상승과 확장과 심화의 변화 욕구를 충족시키는 데 도움을 주어야 하는 책무를 갖고 있다.
이제 새로 출발하는 흥사단교육수련원은 우선 단우들에게 자발적인 수련의 계기와 기회를 제공해 만족과 보람을 느끼게 해야 한다. 아울러 단 밖의 시민들에게도 변화의 체감이라는 기쁨을 가장 잘 주는 참으로 매력 있는 기관이 되어야 하겠다.
- 사진 : 박만규 소장이 지난 12월 7일 흥사단 강당에서 열린 흥사단 교육수련원 개소식에서 수련원의 설립 개요와 사업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 글 : 박만규 흥사단교육수련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