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해 12월 7일(토) 흥사단 시민사회연구소가 설립되었다. 흥사단 창립 100주년에 채택한 흥사단 비전선언의 실천과제 6 “사회적 과제해결과 흥사단운동의 혁신을 위한 연구기구를 설립하고 연구활동을 강화한다”에 근거하여 설립된 것이다. 이미 2005년과 2006년도에 흥사단운동연구소를 개설하여 운영한 바 있지만 그후 지속되지 못하다가 이번 100주년을 기하여 다시 발족하게 된 것은 매우 다행스러운 일이다.
연구소가 발족한 것은 다음과 같은 의미를 갖는다. 내적으로는 흥사단의 운동의 과학화를 추구하는 것이다. 도산이 ‘사업에 대한 책임심’에서, 경영할만한 가치가 있나를 판정하기 위하여 사업에 대한 방법을 연구하고 통계적인 관념아래에서 하게 되면 그 사업은 흥왕하게 된다고 하였기 때문이다. 외적으로는 흥사단운동의 지속가능성을 담보하는 것이다. 다른 시민단체들, 즉 환경운동연합은 시민환경연구소(1993년)를, 경실련은 경제정의연구소(1995년)를, 참여연대는 참여사회연구소(1996년)를 설립하고 각 단체의 시민운동을 전략적으로 지원하기 위한 연구소를 운영하고 있다. 그러므로 연구(모사) 없이 운동을 전개하는 것은 마치 전략이 없이 시민운동을 전개하는 것과 흡사하다. 우리나라의 경우, 정부예산의 4.9%(2014년)를 연구개발비(R&D) 예산으로 지출하고 있는바 이것은 우리나라 국가경쟁력의 기반이 되고 있다. 그러므로 우리 흥사단도 지속가능한 운동의 전개를 위하여 적정한 연구비의 배정이 요구된다.
연구소가 나아갈 방향은 다음과 같다. 먼저 이것은 우리 단이 축적해온 형식지(形式知)와 암묵지(暗黙知, explicit & tacit knowledge)를 보전하고 심화시키게 될 것이다. 연구소의 연구영역은 흥사단운동연구, 도산사상연구, 시민운동연구로 구분된다. 우리 단은 그동안 100년을 지나오면서 다른 단체와 달리 시민운동, 민족운동의 경험과 지식을 상당히 축적하여 왔다. 주요 개념들로서는 대공주의, 인격수련(수양)과 사회실천, 시민사회와 민족사회론, 정치참여와 정치비판 등에 관한 많은 논쟁 등을 들 수 있다. 이것은 우리 단이 상당한 ‘집단적 암묵지’를 보유하고 있음을 반영하는 것이다. 이것을 잘 정리하고 개발하고 이를 다른 시민단체와 공유하는 것이 연구소의 우선적인 일이다.
다음으로 연구소는 흥사단의 각 지방조직, 관련단체들이 하고 있는 각종 사업과 운동이 흥사단의 본지와 일관성을 갖고 있는지, 그리고 장차 어떻게 전개되어야 할 것인지에 관한 방편을 연구하게 될 것이다. 흥사단 비전실현을 위한 중장기 계획(10년)을 수립하고, 흥사단 사업과 활동에 대한 심사분석과 평가, 사업백서의 발간, 그리고 우리 단이 고유하게 천착해온 협동조합, 이상촌건설, 동북아평화공동체 등에 관한 연구, 후속세대 양성을 위한 아카데미 육성 방안의 마련 등을 연구하게 될 것이다. 아울러 다른 시민단체들과 협력하여 우리사회의 공통주제인 한국사회 시민운동의 전개를 위한 공동심포지엄을 개최하고, 유엔과 같은 다자기구, 선진국·개발도상국가와의 협력을 위한 방법 등에 관하여 연구하고, 아울러 우리사회의 성숙도를 평가하기 위한 ‘(가칭) 한국시민사회 성숙도 평가’를 위한 지표를 작성하고, 시민사회의 의견을 수렴하고 공론을 형성하기 위한 전문잡지를 발간할 것이다. 이러한 작업들은 장차 우리 단이 ‘세계를 향한 100년’을 모색하고, 우리사회에 정당하게 자리매김 하는데 견인차 역할을 하게 될 것으로 기대한다.
- 사진 : 이석희 소장이 지난 12월 7일 흥사단 강당에서 열린 흥사단 교육수련원 개소식에서 수련원의 설립 개요와 사업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 글 : 흥사단 시민사회연구소장 이석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