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수만 있다면......
엄마, 아빠 사랑해요
엄마, 아빠, 아빠
내 동생 어떡하지
내 동생만은 절대로 수련회 가지 말라고 해야겠다.
아들이 고합니다.
이번 일로 죽을 수 있을 것 같으니
엄마, 아빠 사랑해요
너만은 제발 수학여행 가지마, 오빠처럼 되기 싫으면
알았지?
제발 살려줘, 살려줘, 살려줘
(2014. 4. 16. 8:52 고 박수현 학생이 촬영한 휴대폰 영상 중)
사고 첫날부터 구조할 수 있음에도 안하고, 회의만 하고 브리핑만 하고 사진만 찍어대는 이 정부를 저희는 믿고 기다렸습니다. 당시의 언론은 최선의 구조라고 했습니다. 현장에 저희 부모들이 두 눈 뜨고 보고 있었지만 아무 것도 안했습니다. 내 가족을 위해 일하러 나가고 꼬박꼬박 세금내고 정부를 믿고 있던 저희는 무력한 서민입니다. … 제 아이들이 하늘에서나마 다 같이 활짝 웃을 수 있도록 사고 진상 규명해주세요. 그럴 수 있도록 여러분들이 힘을 실어주세요. 믿을 수 있는 분들의 특검을 요구합니다.
(2014. 5. 3 단원고 세월호 희생자 유가족일동 호소문 중)
▲유가족 = 우선 진상규명은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성역 없이 수사가 이루어져야 된다. 그런데 이렇게 하면 꼭 사람들이 '그러면 대통령이 목표냐, 대통령을 수사하는 것이 목표인 거냐'라고 얘기를 한다. 저희는 그런 뜻이 아니다. 그 부분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을 하시는지 듣고 싶다.
▲박 대통령 = 국민들께는 말씀을 드리겠지만 특별법은 필요하다 그렇게 봅니다. 특검도 해야 된다. 근본부터 잘못된 것은 바로 잡아야지 그냥 내버려두면 그게 또 그게 계속 자라가지고 언젠가 보면 또 부패가 퍼져 있고, 이렇게 돼서는 안 되지 않느냐, 그런 생각이다. … 무엇보다 진상규명에 있어서 유족 여러분들이 여한이 없도록 하겠다. 오늘 다 얘기를 못하더라도 어떻게 하면 그 부분에 대해서 속 시원하게 여러분들에게 계속 반영이 되고, 투명하게 공개가 되냐 하는 것을 다시 의논을 드리겠다.
(2014. 5. 16 유가족과 박근혜대통령 대화록 중)
국민 여러분, 지난 한 달여 동안 국민 여러분이 같이 아파하고, 같이 분노하신 이유를 잘 알고 있습니다. 살릴 수도 있었던 학생들을 살리지 못했고, 초동대응 미숙으로 많은 혼란이 있었고, 불법 과적 등으로 이미 안전에 많은 문제가 예견되었는데도 바로 잡지 못한 것에 안타까워하고 분노하신 것이라 생각합니다. … 이번 사고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한 최종 책임은 대통령인 저에게 있습니다. 그 고귀한 희생이 헛되지 않도록 대한민국이 다시 태어나는 계기로 반드시 만들겠습니다!
(2014. 5. 20 박근혜 대통령, 세월호 대국민담화 중)

<출처 : 문화체육관광부>
내일 모레면 세월호 참사가 일어난 지 2년이 된다. 특별법이 제정되고 특별조사위원회가 활동 중이며 선원들에 대한 재판이 진행되고 있으나 아직까지 참사 원인이 정확하게 밝혀지지 않고 의혹만 쌓이고 있다. 대통령을 비롯한 권력자들이 눈물까지 흘리며 자신이 했던 약속을 지키지 않을 뿐만 아니라 특별법을 제정하고도 이 법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도록 하고 있기 때문이다.
대통령 담화문 발표 이후 대통령이 유가족의 면담 요청에 응하지 않는 것을 보고 ‘아! 세월호 참사도 과거사가 되겠구나’ 라고 탄식했는데 이 탄식이 현실화되고 있는 것이 지금의 상황이다. 2005년 5월 국회는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 정리 기본법’을 제정했다. 주요 내용은 항일독립운동, 한국전쟁시기 민간인 학살사건, 권위주의 통치시기(군부독재 시기)에 위법·부당한 공권력의 행사로 발생한 사망, 상해, 실종과 인권침해사건, 조작의혹사건에 대해 조사하여 은폐된 진실을 밝히는 것이었다. 이어서 과거사 정리위원회가 구성되고 4년여 동안 활동했다. 과거사위원회는 종합보고서에서 ‘성과에도 불구하고 수십 년 전의 사건에 대한 자료 확보 등의 어려움 속에서 일부 사건에 대해서는 안타깝게도 진실규명 불능 결정을 내리지 않을 수가 없었습니다.’라고 밝히고 있다. 시간이 지나면 과거사위원회를 구성해서 조사해도 은폐된 진실을 밝히기 어렵다는 것이다.
진실을 밝히지 못하면 그에 따른 정의도 실현할 수 없다. 세월호 참사도 2년이 되었으나 배가 침몰한 직접적인 원인도 밝히지 못하고 있으며 중요한 조사 자료인 배를 온전히 인양하는 것도 어려워 보인다.
배가 인양되기 전에 특별조사위원회 활동은 끝나게 될 가능성이 높아 진실을 밝히는 것은 어려워 보인다. ‘정의는 반드시 이긴다.’고 한다.
그러나 시간이 지난 정의는 정의라는 이름의 위로일 뿐 정의가 아니다. 아니, 정의일 수 없다. 피해 당사자도 없고 증거와 자료가 없어지고 은폐되고 조작되어 진실을 밝힐 수 없다면 무엇으로 정의를 실현할 것인가? 세월호 참사에서 정의를 구현하려면 과거사가 아닌 현재의 상황으로 붙들고 있어야 한다. 그렇게 하기 위해 http://416act.net/ 에 들어가 볼 것을 권한다.
- 글 : 홍승구(전 사무총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