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요에 의하지 않고 유연하게 개입함으로써 선택을 유도하는 이론을 넛지(Nudge)라고 합니다. 넛지는 “옆구리를 슬쩍 찌르다”라는 뜻으로 미국의 행동경제학자인 리처드 탈러 시카고대 교수와 카스 선스타인 하버드대 로스쿨 교수가 2009년에 제시한 이론입니다.
여러분은 다른 사람이나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여 본 경험이 있겠죠? 내가 아닌 다른 사람의 마음을 열고 그 마음을 움직이는 일은 쉽지 않습니다. 그러나 다른 누군가의 마음이나 행동을 꼭 움직여야 한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여러분은 어떤 방법을 선택하실 것입니까? 어떤 사람에게는 강요를 해보기도 하고 어떤 사람에게는 감정에 호소해보기도 하고 어떤 사람에게는 논리적인 설득을 하는 등 다양한 노력을 통해 상대방의 마음을 움직여 보려 노력할 텐데요. 다른 사람이나 사람들의 마음을 저절로 움직이게 하는 놀라운 비법이 있습니다. 바로 ‘넛지효과’입니다. 저절로 자연스럽게 마음을 움직이는 ‘넛지효과’의 사례들을 살펴보고, 우리가 만들 수 있는 넛지효과에 대해서도 생각해 봅시다.
첫째 사례는 계단의 변신 사례입니다. 노인도 걷고 싶게 만드는 계단이죠, 엘리베이터가 한번 운행되는데 30Wh 에너지 소비 및 12.7g CO2가 발생한다고 합니다. 보통 건물 1개 층이 36개 계단으로 구성되어 있다고 가정하며, 엘리베이터 대신 계단을 이용할 경우 약 23Wh 전력 절감 효과를 얻을 수 있는 것인데요. 절전 캠페인의 목적으로 넛지 효과를 선택한 사례가 있습니다. 바로 자동차회사 폭스바겐‘이 스웨덴 스톡홀름시 지하 계단 한 곳을 건반처럼 만들어 밟으면 재미있게 피아노 소리가 나도록 만든 것인데요. 이 캠페인이 펼쳐지고 나서 계단의 이용률은 평상시보다 66%가 늘었다고 합니다.
우리나라도 ‘서울 을지로역’, ‘안산 중앙역’ 등에 폭스바겐의 재미와 결합해서 더 좋은 세상을 만들자는 의미로 계단을 피아노 건반으로 바꾸어 올라갈 때마다 피아노 소리가 울리는 곳이 있는데요. 이 역시 수많은 사람들이 항상 이용하던 에스컬레이터 대신 피아노 계단을 선택하는 흥미로운 모습을 볼 수 있었다고 합니다. 계단 양쪽에 설치된 열선 감지장치가 걸어가는 발걸음을 읽어 피아노 소리를 내는 것인 편안함을 앞지른 대표적인 넛지 효과라 할 수 있죠. 어릴 때 피아노 건반처럼 만든 박물관 계단에서 놀던 때가 생각납니다.
두 번째 사례는 남자 화장실에서 볼 수 있는 소변기의 파리 그림입니다. 지금은 많은 남자 화장실 소변기에 파리, 과녁 등의 그림이 그려진 스티커가 붙여져 있죠? 이러한 시도를 처음 한 곳이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국제공항의 남자 화장실입니다. 공항 화장실은 많은 사람이 이용하기 때문에 청소를 하시는 아주머니가 매우 힘들다 하여 소변기에 작은 파리 모형을 붙여놓게 되었다고 합니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소변을 볼 때 무의식중에 하얀 변기 아래쪽 파리 모형의 스티커를 조준하도록 유도하여 소변이 변기 밖으로 튀는 것을 무려 80%나 방지해 주었다고 하는데요. 덕분에 화장실 청소도 쉬워졌다고 하며, 이는 어떠한 금지조항이나 인센티브 없이도 원하는 결과를 얻어낸 넛지 효과의 부드러운 힘이 또 한 번 발휘된 것이라 할 수 있답니다.
세 번째 사례는 안전운전하게 하는 도로입니다. 과거 미국 시카고에 위치한 레이크쇼어 도로는 곡선 구간이 많아 사고가 매우 잦은 도로였다고 합니다. 이 때문에 시카고시 당국에서는 사고를 줄이기 위해 커브가 시작되는 지점부터 흰 선을 가로로 그리면서 커브에 가까이 갈수록 선의 간격을 점점 좁아지도록 하여 운전자들이 커브를 돌 때 속도가 높아진다는 착각이 들도록 유도했다고 하는데요. 이러한 조치 이후 레이크쇼어 도로의 사고 건수는 과거와 비교하여 확 줄어들었다고 합니다. 이 방법은 우리나라의 경우 한 해 동안 교통사고로 인해 지출하는 사회적 비용이 무려 39조 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된 가운데, 부산에서도 교통사고로 인해 지출하는 사회적 비용이 무려 39조 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된 가운데, 부산에서도 교통사고를 줄이기 위하여 교통사고가 빈번히 발생하는 급커브 구간에 가로로 흰색의 가로선을 그려놓았다고 하는데요. 교통사고로 인해 발생하는 불필요한 사회적 비용을 줄이는 것은 물론, 교통사고의 심각성과 교통안전 대책의 중요성에 대한 국민들의 인식을 높이기 위해서라도 우리나라의 많은 도로에 넛지 효과를 이용한 사례가 많아지면 좋겠습니다.
네 번째 사례는 내가 환경미화원입니다. 흡연 구역에는 담배꽁초를 버리는 통이 설치되어 있음에도 통 밖에 버려지는 꽁초가 많다고 합니다. 영국의 Hubbub이라는 환경 단체에서 제작한 캠페인입니다. 평소 담배꽁초가 많이 버려지기로 유명한 런던의 한 도심에 이런 문구가 적힌 상자를 설치했습니다. ‘전 세계에서 가장 훌륭한 선수는 누구인가?’, ‘호날두’, ‘메시’ 정말 민감한 질문이죠? 두 선수 모두 현재 전 세계 축구 애호가들이 뽑는 최고의 선수들인데요. 이런 식으로 사람들의 흥미를 유발할 수 있는 질문을 던져주고 사람들이 자기 생각을 담배꽁초로 투표를 하게 하는 것입니다. 땅에 버려지는 담배꽁초를 줄일 수 있는 아주 획기적인 방법이죠. 또는 ‘토요일 런던 더비의 승자는 누가 될 것인가?’, ‘크리스털 펠리스’, ‘아스널’, 그리고 축구에 관련된 내용 말고도 다른 내용도 있습니다. ‘당신이 좋아하는 스포츠 경기는?’ ‘이탈리아 F1’, ‘테니스 US오픈’, 많은 담배꽁초가 버려지는 것이 아니라 투표 수단으로 사용됩니다. 특히나 흡연자의 대다수인 남자들이 스포츠를 좋아한다는 점에서 착안한 아주 멋진 아이디어입니다.
넛지 효과는 하고 싶은 행동을 하지 못하게 막거나 방해하는 것이 아닙니다. 우리나라에서 넛지 효과를 오해했는지 하고 싶은 행동을 제어하거나 방해하는 데 활용하고 있어 안타깝습니다. 진정한 넛지 효과는 하고 싶은 행동을 하도록 유도하는 효를 말합니다.
이렇듯 넛지 효과는 부담도 없고 경직됨도 없으며, 대결과 갈등이 없이도 상대방의 마음을 움직이는 힘이 있습니다. 이렇게 간단한 아이디어로 큰 효과를 볼 수 있는 넛지 효과를 기억하고 우리의 삶 속에서 활용해 본다면 강요가 아닌 자율적으로 적극적이고 긍정적인 사회가 만들어질 수 있겠습니다. 흥사단우 여러분도 한 번 해보시기 바랍니다.
글 : 수원용인지부 지부장 이재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