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산 안창호 선생 순국 81주기
추 모 사
일제의 탄압에 좌절하고 아파하는 동포에게 희망과 위로를 전해주신 민족의 선각자, 도산 안창호 선생님.
올해는 3.1운동이 일어나고, 임시정부가 수립된 지 100년이 되는 뜻 깊은 해입니다.
‘조선의 독립국임과 조선인이 자주민임’을 목이 터져라 외쳤던 함성은 한반도를 들끓게 했고, 세계만방으로 울려 펴졌습니다. 우리 선조들은 지역과 이념, 남녀노소를 막론하고 일제 통치의 부당함을 알렸으며, 겨레의 한결같은 자유 발전을 위하여 독립을 주창했습니다. 이는 단지 민족적 차원을 넘어 전 인류가 더불어 살아갈 권리를 얻고자 하는 정당한 주장이었습니다. 이러한 결의에 찬 참여의 물결은 민중이 우리 역사의 주인으로 등장하는 계기가 되었으며, 민주공화국 수립의 기폭제가 되었습니다.
역사상 유래를 찾아보기 어려운 이 위대한 선언은 도산 안창호 선생님께서 주창하시던 완전한 독립, 국민주권, 민주공화국, 전인류의 완전한 행복과 흐름을 함께 한 것이었습니다. 도산 선생님께서는 누구도 거스를 수 없는 역사적 과제를 떠안고 임시정부 수립을 위해 당신의 모든 것을 바치셨습니다. 취약한 물리적 기반, 접점을 찾기 힘든 다양한 견해, 구체적이지 않은 정부 운영구상, 현장으로 결합하지 않는 지도자 등 어느 것 하나 제대로 갖추어지지 않은 상황 속에도 무실·역행·충의·용감의 정신으로 독립과 통합의 길을 찾으셨습니다.
도산 선생님께서는 재정을 마련하고,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여 하나로 모으고, 정부의 체계와 운영 방안을 정비하시고, 지도자들을 설득하여 참여시킴으로써 명실상부한 임시정부의 기틀을 다지셨습니다. 이러한 모습에서 우리는 참된 지도자의 모습을 배웁니다. 당신께서는 어렵고 궂은 일을 도맡아 하시면서도 공은 다른 분에게 돌렸고, 자신은 낮은 위치에서 섬기는 리더십을 실천하셨습니다. 선생님께서 보여주신 소통과 화합의 리더십, 섬김의 리더십, 비전을 제시할 뿐만 아니라 몸소 실천하는 리더십은 큰 귀감이 되고 있습니다.
선생님께서 임시정부에 몸담으시며 그리셨던 국가의 큰 그림과 비전은 지금도 우리 헌법에 면면히 이어져 오고 있습니다. 그러나 못난 저희 후세들은 도산 선생께서 갈망했던 민족의 완전한 독립을 이루지 못하고 있습니다. 갈라진 한반도가 여전히 아픈 상처를 치유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로 인한 사회적 갈등은 점점 더 악화되어 가고 있습니다. 국민이 진정한 주인이 되는 완전한 민주공화국, 정의롭고 행복한 공동체로 가는 길은 아직 멀게만 느껴집니다.
3.1운동 및 임시정부수립 100주년에 맞이하는 선생님의 순국일에 부끄러운 마음으로 반성하며, 각오를 새롭게 다지고자 합니다. 한반도 평화정착은 완전한 독립과 세계 평화를 위해 우리가 반드시 해야 할 시대적 책무입니다. 분단과 갈등을 조장하며 권력과 이익을 챙기려는 세력을 심판하고 진정한 남북화해와 동북아 평화를 이루기 위해 분발하겠습니다. 정치평등, 경제평등, 교육평등, 민족평등을 토대로 한 복된 민주공화국, 나아가 전인류의 행복을 위해 나아가겠습니다. 정의와 진리로 차별과 양극화를 극복하고, 모두가 당당하고 환하게 웃을 수 있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 실천하겠습니다. 생을 마치는 마지막 순간까지 의연한 걸음을 하셨던 선생님을 생각하며 성찰하고 담대하게 전진하겠습니다.
존경하는 도산 선생님.
민족의 독립과 발전을 위해 헌신하셨던 수많은 독립지사, 선조들과 함께 저희를 지켜봐 주시고 올바른 길로 이끌어 주시기 바랍니다.
3.1운동 만세의 함성이 한반도와 세계로 울려 퍼졌듯이 선생님께서 실천으로 저희에게 남기신 소중한 유훈도 향기를 더하여 후세들에게 전해질 것입니다. 당신의 삶은 비록 고되고 힘들었으나, 부디 하늘에서는 편히 영면하소서.
2019년 3월 10일
흥사단 이사장 류종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