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은 가해의 역사를 어떻게 마주해야 할까?
- 흥사단 친구들과의 학습·교류에 대한 감상 -
이 글은 지난 2월 20일과 21일, 도쿄에서 흥사단 대학생·청년들과의 학습·교류모임에 참가한 일본 대학생의 소감문입니다. |
먼저 저는 2월 20일과 21일에 도쿄에서 흥사단 여러분들과 교류할 수 있어서 정말 기뻤습니다. 작년에 처음으로 한국에 갔을 때, 흥사단 여러분이 따뜻하게 맞아 주신 것이 마치 어제 일처럼 생각납니다. 2월에 흥사단 여러분이 도쿄에 오신다는 소식을 듣고 어떻게든 일정을 비워 놔야겠다는 생각뿐이었습니다.
첫째 날인 20일에는 ‘여성들의 전쟁과 평화자료관(WAM)’에서 함께 학습하고, 그 후에 교류를 하였습니다. WAM에 간 것은 2번째였지만, 와타나베 관장님의 이야기를 직접 들을 수 있어서 정말 많은 공부가 되었습니다. 인상적이었던 한 가지는 ‘할머니의 자매로서, 일본의 딸로서’ 운동을 하고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그 비유는 제가 느끼고 있는 감정과 매우 유사한 것이었습니다. 저는 그 피해의 무게에 마음 아파하며 올바른 정보를 전해 주지 않는 일본에서 내 자신이 미디어가 되어야겠다고 생각했고, 일본이 일으킨 문제에 대한 책임을 통절히 느끼며 이 또한 알려야 할 필요성을 느꼈습니다.
또한 소녀상 이야기를 나누었을 때, 일본에서의 소녀상에 대한 부정적인 언동 행동에 대해서 비판을 하면서 ‘한반도뿐만 아니라, 아시아 각국의 피해를 포함해 모든 성폭력을 전하는 기념비를 만들기 위해서는 어떻게 하면 좋을지 앞으로 고민하자’고 말씀하신 것도 인상적이었습니다. 또한 ‘일본군위안부’의 큰 피해에 대해서도 알 수 있었고, 현재에도 일본 사회에서 미투 운동이 확산되지 못하며 ‘성폭력’을 부정하는 모습이 이러한 역사와 연관되어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토론회에서는 등록금 문제에 초점을 맞추어서 교류를 하였습니다. 금액의 차이는 있었지만, 높은 학비로 인해 겪고 있는 고통은 일본 학생들과 다르지 않았습니다. 등록금 대출을 짊어지고 졸업해야만 하는 것, 재학 중에는 장학금을 갚기 위해서 아르바이트를 해야만 하는 점, 한국에서는 전부터 취직이 어려웠다는 점 등 모두 심각한 이야기였습니다. 저는 일본에서 ‘대학 학비 무상화’를 요구하는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학비 때문에 고통스러워하는 상황, 배우고 싶어도 배울 수 없는 상황을 어떻게든 바꾸고 싶다’라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습니다. 이번 토론회와 같이 고민들을 서로 나누면서 사회를 바꿀 힘을 축적해 가는 것은 아닐까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또한 한편으로 한국이 안고 있는 문제들 중에는 적지 않게 일본의 식민지 지배로부터 생긴 문제들이 많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그것도 함께 생각해봐야할 문제로서, 잊어서는 안 되겠다고 생각했습니다.
둘째 날, 야스쿠니신사·유슈칸 필드워크에서는 토카이린 선생이 가이드를 해주셨습니다. 설명을 통해 야스쿠니 신사가 얼마나 이질적인 존재인가를 다시 한 번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제가 유슈칸에서 받은 인상을 한마디로 표현하자면, ‘학교에서 배운 일본사’입니다. 학교 수업에서는 전쟁을 미화하고, 긍정적으로 가르치고 있기 때문입니다. 특히 저는 대학입시 때 ‘일본사’를 선택했었기 때문에 공부를 많이 했습니다. 하지만 내용을 깊게 생각하지 않고 ‘입시를 위해’ 단지 외우기만 했던 저 자신이 매우 부끄러웠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일본인들이 대다수입니다. 유슈칸에 쓰여 있는 것처럼 학교 수업에서 배운 그 내용에 대해 한 치의 의심도 없이 그렇게 배우고 성장합니다. 그 속에 있는 피해나 가해가 어느 정도였는지에 대해서는 생각하지도 않습니다. 또한 야스쿠니는 전쟁을 긍정하고 피해를 숨기며, 목숨을 경시해 가해의 사실을 찬미하는 장소이며, 유슈칸은 그러한 야스쿠니의 정신을 전하는 장소라고 생각합니다. 합사 문제도 있고 존재 그 자체가 문제가 되고 있지만, 그러한 장소를 계속 보존하고 유지하며 가해의 역사에 등을 돌리는 일본의 자세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고 싶습니다. 그리고 앞으로 일본이 가해의 역사를 어떻게 마주해가야 하는지에 대해 계속 고민하고자 합니다.
관광의 일환으로 함께 아사쿠사에 갔었지만, 아사쿠사를 안내할 수준이 되지 않아 스스로에게 매우 실망하였습니다. 하지만 언어의 장벽을 느끼면서도 여러 가지 방법으로 교류를 할 수 있었던 점은 매우 즐거웠습니다. 도쿄를 방문한 흥사단 여러분도 즐거웠기를 바랍니다. 개인적으로 여러분과 좀 더 교류하고 싶어서 한국어를 공부하고 있습니다. 3월에 흥사단을 다시 방문하면 여러분과 조금이라도 한국어로 대화할 수 있도록 노력할게요!
* 글 : 니이즈마 사쿠라(新妻さく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