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22일 조성두 이사장은 이기욱 미주 LA지부 지부장을 흥사단본부로 초대하여 흥사단 발전 방향에 대한 대담을 진행했다. ‘통합 글로벌 흥사단’의 형성이 초점이 되었던 ‘이사장과의 대담’ 내용을 소개한다. - 편집자
○ 조성두 이사장 : 올 1월 이사장 부임 초에 미주위원부의 서경원 위원장님을 비롯한 각 지부 지도자님을 연결하여 인사드려야 했지만 그러질 못했습니다. 이기욱 LA지부장님과의 이번 만남의 자리를 빌려 미주에 계신 분들에게 인사드립니다. 그동안 미주위원부를 잘 이끌어주시고, LA에 있는 카탈리나 흥사단 단소를 철거 위기에서 지켜주신 모든 미주 단우님께 충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지난 3년 동안 흥사단은 코로나19 상황에서 여러 원인으로 인한 시련을 겪어 왔습니다. 이제 흥사단 운영의 기준, 원리, 패러다임의 일대 전환이 요청되고, 근본적 혁신이 필요한 시기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흥사단 공론의 형성과 합의 기준’을 수립하여 ‘통합 흥사단’을 이루고, 나아가 세계의 모든 흥사단 조직이 한목소리로 이상(理想)을 말하는 ‘통합 글로벌 흥사단’을 꿈꾸고 있습니다. 흥사단은 한국과 미주에 많은 조직이 있고, 관계를 오랫동안 이어오고 있지만, 소통과 협력이 충분하지는 않았다고 생각합니다. 이기욱 지부장님께서는 우리가 ‘통합 글로벌 흥사단’의 방향으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흥사단본부, LA지부, 미주위원부는 구체적으로 어떤 방향의 노력을 해야 한다고 생각하시는지 의견을 듣고 싶습니다.
○ 이기욱 LA지부장 : 이사장님의 ‘통합 글로벌 흥사단’ 추진은 매우 좋은 정책이라고 생각합니다. LA지부와 관련해서 구체적으로 말씀드린다면, 활발한 교류가 필요합니다. 미주와 한국의 단우들 간에 SNS를 통해서 개인적인 소통은 많아졌지만, 실질적인 교류는 부족합니다. 예를 든다면 흥사단본부에서 학생을 선발해서 LA를 방문하고, LA지부는 숙박과 현지 안내를 하는 활동이 있을 수 있겠습니다. 이와 같은 프로그램을 운영하면 자연스럽게 본부와 LA지부 간 교류의 폭이 증대하고, ‘단우배가운동’에도 큰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합니다.
○ 조성두 이사장 : 카탈리나 흥사단 단소가 없어질 위기에서, 한국 정부가 카탈리나 단소를 매입하여 2025년 8월 15일에 역사 기념관 개관이 이루어지도록 함에 있어, 이기욱 LA지부장님을 비롯하여 미주 현지의 몇몇 분들이 큰 역할을 하셨다고 들었습니다.
○ 이기욱 LA지부장 : 그동안 LA지부뿐만 아니라 미주 흥사단 조직들의 가장 큰 현안은 1920년대 설립되어 1970년대 후반까지 운영되었던 카탈리나 흥사단 단소의 매입 문제였습니다. 카탈리나 흥사단 단소는 1970년대 후반에 운영이 어려워짐에 따라 팔리게 됩니다. 2021년에 중국계 건설업체에서 아파트 건립을 위해 카탈리나 흥사단 단소를 사들이고, 2022년 4월 14일에는 개발을 위해 철거한다는 공고를 냅니다.
중국계 건설업체가 흥사단 단소를 사들이기 전부터 미주 단우들은 흥사단 단소를 지키기 위해 단소 매입과 유적지 등록을 위한 다양한 노력을 해왔습니다. 그러던 중 건설업체에서 작년 4월에 단소를 철거한다는 공고를 냈고, 그때 저는 건설업체에 연락하여 단소를 지키기 위한 협상을 진행했습니다.
흥사단 단소를 지키기 위해 ‘흥사단 공청회’를 여러 차례 실시했고, 미주 시민단체와 언론에서 이 문제에 비상한 관심을 가지게 되면서 SNS와 공중파 방송 및 신문을 통해 한국에도 전파됩니다. 그리고 한국에 있는 많은 시민의 ‘흥사단 단소를 지켜야 한다’는 목소리가 여론으로 크게 형성됩니다. 결국 건설업체도 개발이 어렵다고 판단했는지, 흥사단 단소를 살 수 있는지 제게 문의해 왔고, 당시 구성되어 있던 흥사단소건립위원회에 이 내용을 전달했습니다. 저는 흥사단소건립위원회 부위원장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이 시기 한국 국회의원 한 분이 자발적으로 카탈리나 흥사단 단소를 지켜야 한다고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고, 급기야 한국 정부에서도 관심을 가지게 되면서, 마침내는 흥사단 단소 매입을 결정하고 예산을 확보하게 됩니다. 한국 정부와 미주 흥사단은 MOU를 체결하고 상호협의하에 단소 매입을 추진합니다. 단소 매입 계약금 19만불은 미주위원부에서 먼저 지급하고, 매입계약이 완료된 후에 한국 정부로부터 돌려받았습니다. 2023년 2월 1일 한국 정부는 카탈리나 흥사단 단소 구입을 한국과 미국에서 동시에 발표하고 널리 알렸습니다.
○ 조성두 이사장 : 역사 기념관으로 새 단장을 하게 될 흥사단 단소의 향후 운영과 관련하여 특별한 구상이 있으시면, 그것을 듣고 싶습니다.
○ 이기욱 LA지부장 : 3년 후 한국에서 LA로 하루에 천명 정도 방문할 걸로 예상되는데, 관광객 4명 중 1명만 흥사단 단소를 방문해도 몇 백 명은 될 겁니다. LA흥사단 단소, 리버사이드 도산선생 동상(도산기념사업회), 할리우드 등을 탐방하는 프로그램을 관광사와 공동기획하여 추진한다면 도산선생과 흥사단을 많은 사람에게 알릴 수 있는 획기적인 계기가 마련되고, 한민족 역사의 새로운 한 페이지를 장식하게 될 것으로 생각합니다.
아이디어 차원이지만 역사 기념관으로 새 단장 하는 흥사단 단소에 시청각룸을 만들어 우리 민족의 당대 최고 웅변가이시기도 한 도산선생의 연설을 육성으로 들을 수 있기를 저는 꿈꾸고 있습니다. 이를 위해 어딘가에 남아 있을지도 모를 도산선생의 육성 녹음 자료를 발굴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혹시 그러한 자료가 발견되는 경우, 부족한 부분은 자녀분들의 육성과 연계하여 AI로 복원하는 것이 가능할 것으로 생각합니다. 흥사단 단소를 새로이 조성함에 있어 흥사단 단우들의 의견이 반영될 수 있도록 정부에 의견을 적극적으로 개진할 생각도 가지고 있습니다.
한편 걱정되는 부분이 있습니다. 과거 미주에 있는 유적지의 관리를 정부나 부설기관이 아닌 제삼자(단체)에게 맡긴 경우가 여럿 있었습니다. 초반엔 잘 운영되지만, 결국은 사익이 개입되고 원활하게 운영되지 않는 곳이 많았습니다. 심지어 제삼자(단체)가 관리 및 소유권을 가져가 버리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흥사단 단소에는 이런 일이 벌어지지 않도록 흥사단이 한국 정부와 협력하여 그 운영 주체가 되어 관리·운영해야 한
다고 생각합니다. 3년이라는 시간이 있습니다. 흥사단 단소 재단장 사업이 어느 개인에 의해 일탈하지 않도록 경계해야 하며, 미주와 한국의 흥사단 조직 및 단우들이 관심을 가지고 끝까지 지켜봐야 합니다. 흥사단 이사장님도 한국 정부의 유적지 관리부처인 보훈처와 끝까지 공조하여 주시고, 필요시 공식적으로 의견을 개진해 주시기를 바랍니다.
○ 조성두 이사장 : 카탈리나 흥사단 단소를 온전히 지키는 일에 흥사단본부가 담당할 역할이 있다면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대한민국 정부가 매입한 LA 카탈리나 단소가 새 단장을 하고 2025년에 개관할 때, 흥사단이 ‘글로벌 흥사단 공동행동’을 수행한다면, 이는 의미심장한 공동행동, 역사에 남을 공동활동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LA 카탈리나 단소 새 단장과 관련하여 흥사단이 할 수 있는 공동행동에 대한 지부장님의 의견을 듣고 싶습니다.
○ 이기욱 LA지부장 : 2025년 8월 15일 카탈리나 흥사단 단소가 역사 기념관(명칭 미정)으로 역사적인 개관을 할 때 전 세계 흥사단의 마음이 모였으면 합니다. ‘통합 글로벌 흥사단’ 공동행동의 일환으로 미주위원부 13개 지부를 포함하여 전 세계의 흥사단 조직이 참여하는 ‘흥사단 세계대회’를 LA에서 개최하면 좋겠습니다.
○ 조성두 이사장 : 좋은 의견입니다. 2025년 8월 15일 카탈리나 흥사단 단소가 역사 기념관으로 개관할 때 대한민국의 흥사단, 미주의 흥사단, 상해의 흥사단 모두가 LA에서 ‘흥사단 세계대회’를 개최한다면, 110여 년 흥사단사에 최초로 ‘흥사단 세계대회’가 열리게 될 것입니다. 미주에 돌아가시면 이기욱 지부장께서 곧 출범하게 될 미주위원부 새 집행부가 ‘흥사단 세계대회’를 공동 주최할 수 있도록 징검다리 역할을 해 주시기를 바랍니다.
○ 이기욱 LA지부장 : 네, 그렇게 노력하겠습니다. 마지막으로 흥사단본부가 미주 단우들에게 한가지 도움이 되어 주시길 청합니다. 미국 교포들은 한국인 특유의 능력을 갖추고 미국 사회에 크게 성공적인 진출을 하고 있으나, 정체성에 일부 혼돈을 느낄 때도 있습니다. 또한 도산정신과 흥사단 정신을 미주에서 어떻게 잘 접목하고 성장하도록 할 것인가에 대한 적지않은 고심이 있습니다. 흥사단본부는 해외에서 도산정신과 흥사단 정신을 어떻게 펼쳐야 할지 연구·정립하여 주시고, 공식적으로 체계화하여 안내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이기욱 LA지부 지부장]
도산중학교, 경동고등학교, 연세대학교 문과대
전국 교육학과 학생연합회 회장
고려대학교 MBA수료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LA, CARGO 지점장)
Wilshire 의료통역학교 졸업
LA민주평통 재정위원장, 정책외교위원장
남가주 연세대학교 총동문회장
한국뉴욕주립대 초빙교수
현) LA상공회의소 이사
현) 조선일보LA 총괄부회장
현) 흥사단 LA지부 지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