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산 선배님!
오늘은 선배님께서 떠나신지 벌써 77주기가 되는 날입니다.
저는 직접 선배님을 뵙지는 못했지만, 역사 선생님으로부터 민족의 큰 스승이라고 배웠고, 고등학교에 들어와서는 도산 안창호 선생님께서 저희 경신의 선배님이라는 사실을 알고는 더욱 더 자랑스러웠습니다.
훌륭하신 도산 선생님께서 우리 경신고등학교의 선배님이라는 사실은 저 뿐만 아니라 전교생이 자랑스러워하고 교장선생님께서도 훈화시간마다 자랑을 하십니다. 그리고 72회 선배들이 우리학교 교문 언덕에 도산 선배님의 어록비를 세워 놓았습니다. 경신의 모든 학생들은 3년 내내 매일 같이 도산 선배님의 어록비를 바라보고 선배님의 말씀을 되새기며 도산과 같은 인물이 되고자 다짐을 합니다.
선배님께서는 나라 잃은 백성이 되어 슬픔과 핍박으로 좌절의 세월을 보낼 때 포기하지 않고 용기를 낼 수 있는 표준이 되시었습니다. 선배님의 그 용기 있는 실천은 후세에 우리 민족에게 힘과 용기를 주시는 큰 역사의 기념이 되시었습니다. 조국은 아직도 분단이라는 부끄럽고 안타까운 상황에 처해 있지만 저희들은 선배님의 지혜와 헌신을 배워 이 난국을 기필코 언젠가는 꼭! 해결 하겠다는 약속을 드립니다.
선배님께서 태어나신 평안남도 강서군 초리면 칠리 봉상도 일명 도롱섬은 휴전선 북쪽이 되어 서울에서는 오갈 수 없는 곳으로, 선배님의 고향 소식을 전해드릴 수 없어 안타깝습니다. 하지만, 대한민국은 광복 이후 높은 경제 성장을 이루어 전 세계 IMF 회원국들 가운데서 가장 영향력 있는 20개국 그룹인 ‘G20’ 소속 국가로서 세계 경제와 정치를 선도하고, 1인당 국민 총소득은 조만간 3만 달러를 눈앞에 두고 있습니다.
세계사적으로도 유례가 없을 만큼 단시일 내의 비약적 경제 발전을 이룩하여 현재 선진국으로 널리 인정받고 있으며, 우리나라의 영토를 지키는 군사력도 세계에서 알아주는 군사 강대국으로 손꼽히고 있습니다. 또한 국제사회에서 한국의 대중문화가 널리 퍼지면서 한글에 대한 관심이 계속 증가하고, 대한민국의 대학엔 외국인 학생들이 수 백 명씩 유학을 와서 공부 하고 있습니다. 이만큼 우리나라가 문화적이고 세계적인 나라가 되었습니다.
2015년 3월 5일자 조선일보 창간 95주년 기념호에 우리 국민들의 국가 자긍심에 관한 설문조사 결과가 실렸습니다. ‘한국 국민인 것이 자랑스럽다’고 답한 사람이 73.5%, ‘한국이 다른 나라보다 좋은 나라’라고 답한 사람이 53%, 한국이 세계적으로 중.상위권 국가라고 답한 사람이 80.7%였습니다. 기사를 보고 대한민국의 국민으로서 가슴이 뿌듯하고 자랑스러워 이 기회를 빌어서 선배님께 말씀 드립니다.
선배님 우리 경신고등학교가 올해로 개교 130주년이 되었습니다. 조선 시대말엽 1885년 언더우드 선교사님께서 우리나라 최초로 근대식 학교를 세우셨고, 선배님께서는 1895년부터 1897년까지 우리 학교에서 공부하셨 다는 역사적 기록도 남아있습니다. 지금 1500여명의 후배들은 “기회를 기다리는 사람이 되기 전에, 기회를 얻을 수 있는 실력을 갖춰야 한다.” 라는 선배님의 말씀을 교훈삼아 열심히 공부하고 있고, 또 졸업 후에는 각계 각 분야에서 이름을 널리 알리며 자기 몫을 훌륭하게 해내고 있습니다.
선배님께서 기뻐하실 걸 생각하면 드릴 말씀이 많지만 기다리시는 분들이 많아서 이만 줄이겠습니다. 언제나 저희의 힘과 용기가 되어 주시고 자랑 스러운 선배님과 스승님이 되어주시어 감사합니다.
경신고등학교 총학생회장 올림
위 글은 도산 안창호 선생 순국 77주기 추모식에서 도산 안창호 선생의 후배인 경신고등학교 학생 대표가 낭독한 편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