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주년 비전 선언 이후 우리 활동의 중심 슬로건은 ‘100주년 비전 실천하여 21세기 흥사단운동의 초석을 다지자’이다. ‘100주년 비전’과 ‘21세기 흥사단운동’ 사이에 혈로를 뚫는 것이 우리의 목표인 것이다. 이를 이루기 위해서는 3개 영역의 혁신, 즉 단 혁신, 지부혁신, 단우 및 회원 활동 혁신이 필요하다고 우리는 판단하였고, 이를 순차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이 중 지부 혁신을 위해 올 초부터 ‘지부 비전’ 작성 작업을 추진해 왔다. 각 지부는 비전위원회를 만들었고, 본부는 지부역량강화지원위원회를 설치하여 2차례의 공동 워크숍과 몇 차례의 개별 토론회를 가지며 작업을 해왔다. 지난 10월 31일 개최된 제102차 단대회는 그 동안의 작업성과를 중간 점검해 볼 수 있는 자리였다. 단대회 당일 18개 지부 중 6개 지부가 비전을 발표하였고, 그 이전에 이미 완성한 대구경북지부와 대전지부를 포함하면 8개 지부가 비전을 완성한 셈이었다. 광주전남지부가 11월 14일 창립 50주년 자리에서 비전을 발표함으로써 현재까지 모두 9개 지부가 비전 작업을 종료하였다. 아직 완성을 하지 못한 지부들은 내년 초 임원연수회 시점까지 종료할 예정으로 계속 추진 중이다.
지부 비전 작업은 아직 진행형이지만, 이 작업의 의의를 이 시점에서 다시 음미해 보는 것은 필요한 일로 보인다. 미완성의 지부를 위해서 뿐만이 아니라 일단 완성을 한 지부에게도 더 나은 실천방법의 탐색을 위해 필요하다고 본다. 우선 각 지부가 이번 비전 작업을 통해 창립 이래 처음으로 자기의 운명을 완전히 자기 손에서 설계해 보는 특별한 기회를 가졌다는 점이다.
그 동안 지부는 1963년 ‘세포의 조직과 운영 요강’에 따라 본부 지휘 하에 사실상 아카데미의 지원조직으로 성립하였기 때문에 충분한 독자성과 자율성을 가지기 어려웠다. 지부 조직 자아(自我)를 자율적으로 재구성해 본 이번 경험은 지부의 21세기적 전환의 좋은 밑거름이 될 것으로 본다. 또한 지부 비전 작업은 어느 지부에게나 자기 인식의 한계와의 힘겨운 싸움의 과정이었다는 점이다. ‘우리 지부는 그 동안의 역사 속에서 무엇이었나’를 묻고, ‘미래의 우리 지부는 무엇일 수 있으며, 또는 무엇이어야 하는가’를 거듭 묻지 않을 수 없는 과정이었다. 현실 조건의 규정력에 대항하여 그것을 넘어서는 상상력을 끊임없이 불러내서 양자 사이의 대립 속에서 한 줄씩 써 내려간 비전의 각 항목은 크든 작든 이미 핏빛 갓난아이의 미래를 잉태하고 있다.
지금까지 발표된 비전들의 구체 항목을 살피면 현실의 한계로 인해 미래를 향한 꿈을 온전히 담고 있지 못한 항목들이 많다. 그 경우는 질적 발전보다는 양적 성장으로 꿈이 환치되어 있다. 아카데미의 성장의 경우가 대표적인 예이다. 그러나 이것도 의미 있는 일임을 부정할 수는 없다. 다른 한편 우리에게 비전 작업의 희망과 보람을 안겨주는 대목들도 적지 않다. 어떤 지부는 지부 사업국의 구성을 시민사업국, 청소년국, 평화사업국으로 설정하고 있다. 21세기 지부의 모습이 보이지 않는가? 또 어떤 곳은 1단우 1프로그램 역량 개발을 내세운다. 21세기 선진 단우의 모습이 보이지 않는가? 어떤 곳은 청소년의 ‘기가 살고’ 주민이 ‘행복할 것’을 내세워, 21세기 교육복지의 꿈을 보여준다. 어떤 곳은 ‘발전적인 민주사회 건설’을 지역에서의 미션으로 설정하고, 또 다른 어떤 곳은 ‘건전인격학교’의 상설 운영을 꿈꾼다. 두 곳 모두 흥사단의 고전적 슬로건을 내세우고 있는데 도리어 현대적 매력을 발산하는 느낌이다. 다른 어떤 곳은 인물양성론을 강조하면서도 ‘통일 한국을 이끌어갈 미래 인재 1만 명 육성’으로 더욱 구체화된 구상을 보여준다. 이 모두를 두루 살필 때 지금까지의 비전 작업은 많은 한계를 노정했지만, 또한 크고 작은 미래의 문을 열어주는 역할을 수행해 왔다고 평가하고 싶다.
이제 지부 비전 작업의 남겨진 과제를 충실히 수행하자. 미완성의 지부는 곧 완성을 해주시길 바라고, 완성된 지부는 더 다듬는 노력을 해주시면 좋겠다. 이렇게 하여 지부 혁신의 기운이 본격 솟아오르면 이것이 단 혁신, 단우 및 회원 활동의 혁신을 추동할 것이다. 그리고 3개의 혁신 기능이 상호 자극하며 삼위일체의 혁신력으로 나타나 21세기 흥사단을 탄생시킬 것이다. 지부역량강화지원위원회의 한 사람으로서 그 동안 지부 비전 작업을 수행해 오신 전국의 비전위원들의 노고에 박수를 보내드리면서, 앞으로 지부 혁신에서 더 큰 성취 이뤄 주시길 부탁드린다.
글 : 조성두(흥사단시민사회연구소 부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