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상근활동가 연수회, 이렇게 기획했다
정현숙 | 본부 조직국장
2017 흥사단 상근 활동가 연수회가 4월 3일부터 5일까지 강원도 철원, 양구 일대에서 전국에서 모인 활동가 30여 명이 참여한 가운데 열렸다.
이번 연수회는 ‘통일과 평화’라는 주제로 DMZ생태평화공원 트래킹, 두타연, 을지전망대 등 분단과 전쟁의 역사에 대한 사색과 성찰 그리고 통일에 대한 감수성을 가질 수 있는 기회를 흥사단 상근 활동가에게 제공하기 위해 기획하였다. 이은숙 교육수련원장의 ‘도산을 이야기 하다’, 홍승구 서울유스호스텔 지배인의 ‘촛불정신의 제도화로 국민주권 시대를 열자’라는 주제의 강연은 민족세력의 분열을 통일단결로 극복하고자 했던 도산의 리더십과 대공주의를 분단과 통일문제와 연결시킬 수 있는 방법 그리고 민주공화국의 주권자로서 국민주권을 어떻게 행사하는 것이 옳은가? 에 대한 물음을 던지는 강연이었다.
특히, 평화의 댐, 을지전망대, 두타연 탐방, ‘생태, 평화, 통일을 담다’ 사진 경연대회 등의 프로그램은 분단의 상처와 아픔을 공감하게 하였으며, 통일 미래에 대한 상상력을 자극하였다.
이번 활동가연수는 분단의 역사적 현장에서 흥사단의 활동가들이 함께했다는 그 자체로서 의미가 있었다. 왜냐하면 우리 삶의 정치·사회적 모순이 분단으로 부터 기원한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우리시대의 시대정신의 실천이 분단체제의 해체를 통한 평화와 통일이라는 사실을 모두 확인했기 때문이다.

DMZ에 묻힌 박수근 그림 항아리를 찾기 위해서라도 통일이 오길
이혜원 | 흥민통 부장
흥사단 입사 4년차가 되었건만 마음의 여유가 없었던 탓에 처음으로 전국 활동가 연수회에 참여했다.
2박 3일간의 DMZ 연수는 재충전의 시간이었고, 새로운 사람을 만나고 알아가는 설렘의 시간이었다. 무엇보다 학교 통일교육 현장에서 우리 아이들에게 보다 생동감 있는 이야기보따리를 풀 수 있게 되어 즐겁다.
날이 좋으면 금강산도 보인다는 을지전망대와 1990년에 발견된 4땅굴, 북한 임남댐의 수공을 방어하기 위해 처음 만들게 되었으나 정치적으로 조작됨이 드러난 평화의 댐, 사람의 손길과 따뜻한 봄을 기다리는 DMZ 트레킹 코스, 최전방에서 들은 도산과 독립운동사….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박수근의 작품들이 두타연 부근에 묻혀 있다는 이야기. 그 내용은 이러하다. 박수근의 그림 값이 호당 수십억 원대를 호가하고, 젊은 시절에 그린 그림이 거의 남아 있지 않은 상황인데, 그의 초기 작품 수백편이 부인 김복순씨가 중동부전선 DMZ 일대를 지나다 남편의 분신이던 그림들을 항아리에 넣어 묻었다는 것.
이 이야기를 우리나라가 분단된 상황인지도 모르고 살고 있는 우리 아이들에게 들려주면 어떤 반응이 나올까? 수천억 원짜리 보물단지를 찾기 위해서라도 하루 빨리 통일이 되어야한다고 이야기하길 내심 기대해 본다.
마지막으로 얼굴만 알고 지내던 광진청소년수련관 전찬혁 간사와 팀별 DMZ 미션을 수행하면서 자연스럽게 이야기도 나누고 서로를 알아가는 시간을 갖게 되어 기쁘다. 팀별 미션 1등이라는 수상의 영광 또한 오랫동안 기억에 남을 것 같다.

평화통일을 염원한 2박 3일 활동가 연수
양승주 | 창원지부 간사
창원에서 서울까지의 먼 거리를 지나 복잡한 서울 시내 한복판에 도착할 때 까지만 해도 모든 것이 즐겁고 내 주위의 모든 것들이 당연하게 느껴졌다. 그러나 서울을 벗어나 DMZ구역에 도착하고 난 후부터 ‘이곳이 내가 사는 대한민국이 맞는가?’하는 생각이 들었다. 겉으로 보기에는 흔한 시골마을인 듯 하지만 곳곳에 지뢰 경고판이 있고 군인들이 출입을 통제하며, 북쪽을 향하고는 사진 한 장조차 편히 찍지 못하는 상황에서 분단된 우리나라의 현실이 여실히 느껴졌다.
‘평화통일’. 활동가 연수 코스 내내 심심찮게 들려왔던 말이지만 처음에는 그저 막연하게 느껴졌다. 부끄러운 말이지만 연수회를 다녀오기 이전의 나는 통일에 대해 크게 생각하지 않았고 통일이라는 먼 미래보다는 현실의 문제만 해결하며 살기 급급했다.
그러나 2박 3일간의 연수 코스를 거쳐 오면서 평화통일을 염원하는 많은 이들의 노력과, 통일되지 못한 현실 속에서 한국과 북한이 감내하고 있는 깊은 상처를 실감하게 되었다. 그러한 것들이 나의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을 때야 비로소 나는 평화통일을 위해 할 수 있는 일이 너무나 많은 흥사단에서 일하고 있다는 것을 자각했다. 지부에서 할 수 있는 작은 것에서부터 시작하여 통일운동본부와 걸음을 맞추어 나가야 할 필요성을 충분히 공감했다.
연수가 모두 끝나고 언제나처럼 또 다시 지부에서 바쁜 하루를 보내고 있지만 벽면에 걸려있는 도산 선생의 사진을 보게 될 때면 문득 생각한다. 도산 선생이 지금의 내 역할에 놓여계셨다면 어떠했을까? 창원지부가 한 마음이 되고, 전국의 지부가 모여 흥사단이 한 목소리를 내고, 또 그러한 단체가 모여 평화통일을 실현해가는 사회로 만들어지길 바라지는 않으셨을까.
그런 의미에서 이번 연수회는 내게 창원지부 간사라는 역할에 대해 조금 더 책임감을 갖게 하는 계기가 되었으며, 유쾌함과 진지함을 고루 갖춘 알찬 연수였음을 자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