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교육도시 서울 카톡방에 ‘민주피아 강좌’ 공지가 떴다. 눈에 번뜻 띄었다.
“민주피아란? 민주주의와 유토피아의 합성어로 영화를 통해 청소년들에게 즐겁고 신나는 민주시민교육을 진행하는 전문 강사를 양성하는 과정입니다.”
머리말이 좋았다. 3년 동안 꿈마을작은도서관에서 ‘영화로 배우는 논술’이라는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었기에 영화에 관한 정보나 글이라면 두 눈을 부릅뜨고 찾던 중이었기 때문이다. 당장 아내와 같이 접수했다. 입금을 시켜야 된다는 선착순 논리에 크게 신경쓰지 않았다. 시일이 한참 지난 후에야 한통의 전화를 받았다.
“네 흥사단 교육운동본부에 윤혁입니다.” “네 선생님 반갑습니다. 아이구 죄송합니다. 저는 윤선생님을 좀 압니다. 곧 송금하겠습니다.” 차일피일 송금을 미루다 강좌 이틀 전에야 다급한 마음에 전화를 걸어 민주피아 기획운영자인 이윤미 차장께 현장 접수를 하겠으니 봐달라며 아양을 떨었다. 선착순 등록인데 기회를 놓칠 것 같은 느낌이 들기도 했지만 민주주의는 선착순에 있지 않다는 데에 방점을 찍었다.
옛 어린 시절 학교 앞 문방구집 아들이 항상 지각했던 기억이 떠올랐다. 아침 7시 50분 아내와 좌석버스에 몸을 싣고 지하철을 두 번 바꿔 탄 후에야 9시 20분에 도착했다. 이은숙 흥사단 교육수련원장의 ‘행복한 민주시민’은 조동화 시인의 ‘나 하나 꽃피어’가 모든 것을 대변해 주었다. 루소는 사회계약론에서 ‘누군가 나랏일에 관해 그게 나랑 무슨 상관이야? 하고 말하는 순간 그 나라는 끝장난 것으로 간주되어야 한다.’는 논리와 상통했다. 돌발적인 질문으로부터 시작된 심성보 교수의 ‘21세기 민주적 시민성을 위한 교육’ 자료는 두고두고 읽고픈 내용이다. 분류하기 어려운 시민과 국민의 차이만 인식할 수 있어도 큰 성과라 생각되었다. 또한 서동일 영화감독과의 수업은 막연한 생각을 가졌던 독립영화에 대해서 많은 이해와 실질적 제작과정을 알게 해주었다.
7월 8일부터 22일까지 매주 토요일 3주, 3회에 걸쳐 진행된 이번 <2017 민주피아 강사양성과정>은 영화를 통해서 청소년에게 가치덕목을 심어주기 위한 강사 훈련과정이었다. 민주피아 현장 적용 실습으로는 각 팀이 선정된 영화의 가치덕목을 중심으로 미션을 이루어 내는 것이다. 각 팀마다 숙의와 협력을 통해 완성을 이루어 내는 모습은 팀원 간 친밀도를 높여주었다. 모둠별 미션을 수행하면서 서로 부족한 점도 발견하고, 서로의 강점을 배울 수 있는 좋은 시간이었다. 또한 이를 통해 앞으로 진행될 예정인 후속 모임, 민주피아 연구모임이 왜 필요한 지 느낄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모둠별 강의 시연 후 진행된 필기시험은 타임머신을 타고 과거의 학생 시절로 회귀하는 느낌이었다. 시험에 대한 부담이 긴장감을 더욱 고조시켰다.
첫날 자연스레 앉았던 좌석의 멤버들이 한 팀이 되어 수업을 듣고 식사를 같이하면서 서로 돈독한 관계를 형성할 수 있었다. 물론 더 다양한 분들과 관계를 맺지 못하는 아쉬움은 남았다.
특히 이번 민주피아를 통해서 인기 팝케스트 ‘새날(새가 날아 든다)’에 ‘영화로 읽는 인문학’ 코너에 5팀의 박00선생님과 고정으로 출연하게 되어 7월 26일 첫 녹화를 시작한다. 5조 팀장께서 과거에 출연하면서 알게 된 피디에게 제안함으로 이루어졌다. 모든 만남은 소중하다. 팀명이 ‘카르페디엠’이듯이 현재 나와 만나고 있는 누군가에게 최선을 다하고 소통해야 한다. 민주피아란 ‘너도 꽃피고, 나도 꽃피면 풀밭이 꽃밭이 되는 것’이기 때문이다.
글 : 한창섭 | 2017 민주피아강사양성과정 참가자, 꿈마을작은도서관 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