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날씨가 더워지며 전력수요가 늘어나고 있다.
전력을 아껴보고자 노 넥타이 차림이 유행이 아닌 필수가 되고 학생들마저 찜통교실에서 수업을 받고 있다는 기사가 나오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전 국민적인 전기절약 동참에도 국민들은 씁쓸한 느낌을 지울 수가 없는데 여기에는 이러한 전력부족에 비리도 한 부분 자리 잡고 있기 때문이다.
올해 5월 원자력발전소 2기가 가동 중단되었다. 원자력안전위원회가 총 6기의 원자로에 위조부품이 사용된 사실을 발견했기 때문이다. 후쿠시마 원전사고의 기억이 사라지기도 전에 원자력발전소가 위조부품으로 가동 중단되는 아찔한 일이 벌어진 것이다. 국가청렴도 45위의 대한민국에게 원자력 위기는 지진도 쓰나미도 아닌 비리였다. 결국 한수원 고리원자력본부 팀장이 7개 협력업체로부터 금품을 받은 혐의로 실형이 선고되었고 김종신 전 한수원 사장마저 구속이 되었다.
이처럼 ‘원전마피아’라고까지 불리는 원자력발전의 경우에는 분야가 전문적이고 유착이 공고화되어있어 공무원들의 감사로는 적발하기가 어렵다. 유일한 해결방법으로 떠오른 것이 내부공익신고인데 정부에서도‘원전비리 재발방지 후속대책 및 여름철 전력수급 관계 차관 회의’를 열어 원전비리 제보자에 대해 공익신고자보호법의 책임감면 규정, 형법의 자수규정 등을 적용해 법적 책임을 감면하는 한편 최고 10억 원의 포상금을 지급하기로 했다.
소 읽고 외양간 고친다고 꼭 비리사건이 터지고 국민의 지탄을 받아야 하는 비리를 척결하는 것은 아니다. 사기업에서도 비리사건으로 인한 손실이 직접적인 횡령액 뿐 아니라 기업이미지 훼손비용까지 크다고 보고 내부 공익신고 시스템의 구축에 서두르고 있다.
한국경제에 따르면 지난 2005년 도산위기까지 간 독일의 지멘스사도 내부공익신고를 위탁하는 등 강력한 반부패 프로그램을 시행했고 그로부터 5년 후 미국의 한 투자사가 선정한 존경받는 세계 100대 기업에서 유럽지역 1위로 명성을 회복했다고 한다.
이러한 사회분위기에 흥사단 투명사회운동본부에서는 2012년부터 공익신고시스템(www.cleani.org)을 구축하여 여러 기관에게 도움을 주고 있다. 또한 공익신고자보호법에 대한 교육과 공익신고자보호법에 대한 정책적인 개선도 함께 하고 있다.
특히 2011년에 시행된 공익신고자보호법은 아직 채 2년이 되지 못하여 어린 나이만큼이나 국민들의 인식이 널리 퍼지지 못하였다. 신고대상인 공익침해행위를 공직자 영역에서 국민의 건강과 안전, 환경, 소비자의 이익 및 공정한 경쟁을 침해하는 행위까지 확대시킨 공익신고자보호법은 공익신고자 보호조치에 보상금까지 망라된 법률이다. 그러나 아직 내부자 고발문서로 이루어진 미국의 900억대 담배회사 배상금 판례수준까지 가기에는 아직 갈 길이 멀다.
또한 내부공익신고자를 조직의 배신자로 보는 한국 특유의 문화에서도 어려움이 있다. 자본주의 사회가 되면서 비리는 공멸로 가는 길임을 아직 인지하지 못하는 것이다. 비리를 저지른 자를 감쌀 것인지 내부 공익신고자를 감쌀 것인지를 생각을 해야 한다. 미꾸라지 한 마리가 물을 흐리듯이 이익을 본 사람은 한명이지만 처벌과 질타의 대상은 조직 전체가 된다. 결국 진정한 조직의 배신자는 비리를 저지른 사람인 것이다.
도덕적 관념에서 내부공익신고의 중요성을 강조하던 시기는 이미 지나갔다. 대한민국에서는 비리에 대한 해결책으로 내부공익신고가 대세로 떠오르고 있다. 우리 시민들 또한 각자의 기업, 기관, 직장에서 공익신고시스템이 갖추어졌는지 관심을 가지고 보호절차와 포상금규정을 확인하여 갖추어지지 않았다면 도입을 하도록 서둘러야 할 것이다.
- 글 : 투명사회운동본부 사무차장 정기철
- 사진 : 6월 27일 흥사단 강당에서 열린 <내구 공익신고 활동화를 위한 토론회> 모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