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날자~ 기러기! 뭉치자~ 흥사단!
지난 10월 16일 2년간의 준비 끝에 드디어 울산에서 제108차 흥사단대회를 현장, 줌, 유튜브 생중계로 막을 올렸다. 작년에 개최 예정이었으나, 코로나19 여파로 1년이 미뤄지며 많은 단우님의 기대와 우려 속에, 드디어 비대면 온라인으로나마 전국의 단우님들을 만날 수 있었다.
이번 단대회는 울산에서는 무척이나 중요하고 의미 있는 대회이다. 올해로 울산흥사단이 창립 40주년이 되는 해이자, 2004년 개최된 제91차 흥사단대회 이후, 17년 만에 다시 울산에서 개최하는 대회이기 때문이다.
흥사단대회는 단순히 단우들이 1년마다 만나 정의를 돈수하고 지부별 사업을 공유하는 자리만이 아니라 단대회를 통해 소속감을 고취하고 흥사단에 대한 자긍심을 높일 수 있는 계기가 되는 자리이다. 이는 곧 흥사단인 이라는 자부심으로 지역에서 흥사단 운동에 매진하며 앞으로 100년을 이어갈 수 있는 흥사단 인의 축제 한마당이기 때문이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단대회를 준비하며 울산흥사단 사무처장으로서 어렵고 힘든 시간이 많았다. 단대회의 중요성에 대해 너무 잘 알며, 경험이 많은 단우분들을 포함해 이 행사가 조금은 생소한 신입 단우분들과 단대회를 준비하며 이런저런 이견을 조율해야 했다. 무엇보다 어려웠던 것은 코로나19가 종식되지 않은 상황에서 ‘과연 단대회가 정상적으로 개최될 수 있을까’라는 걱정과 의문이었다. 여기에 1박 2일과 당일, 대면과 비대면 중에서 고심하고 결정해야 했다. 단대회 기획위원회에서도 섣불리 결정하지 못하고 코로나19 추이를 지켜보며 하루하루를 보내는 날이 많았다. 결국, 단대회 개최 한 달 전에 최종적으로 당일로 진행하되 최소한의 인원만 참석하는 비대면으로 결정되었다.
어쩌면 2년의 세월을 준비했다고 하지만, 사실 준비기간은 겨우 한 달 남짓밖에 되지 않아 완벽하게 하고 싶은 나의 마음과는 달리 참석자들이 보기에 부족하고, 아쉬운 부분이 있어도 이해해 주시기를 바라는 마음이었다. 비록 현장에서 많은 단우님을 직접 만날 수는 없었지만, LED를 활용한 생생하고 웅장한 현장 무대를 계획했다. 그리고 현장의 감동을 생생히 전하면서, 줌과 유튜브로 참여한 단우님들과 함께 소통하면서 즐거움과 감동이 있는 흥사단대회가 되고자 노력하였다.
그중 첫째는, 약법낭독이다. 이번 단대회에 약법낭독은 참가자 중 가장 어리고 꿈이 많은 울산연합아카데미 소속 홍예준군이 맡았다. 이전까지 약법낭독은 사회자가 한다는 역대 단대회의 관습에서 벗어나 신선한 바람을 불어 넣고자 하였고, 도산 말씀은 울산흥사단에서 가장 덕망이 높고 존경받는 윤동준 단우님이 낭독함으로써 현장 세대를 아우르며 ‘뭉치자, 흥사단!’이 되고자 하였다.
둘째는, 청소년희망프로젝트인 ‘힘내라 청소년’ 퍼포먼스였다. 배려와 봉사의 마음을 가진 인재 양성에 매진하는 우리 흥사단이 청소년단체로써의 책무성과 지속 가능한 사업의 원천인 청소년에게 희망과 용기를 주는 대국민 메시지라고 볼 수 있다. 특히, 울산시장과 울산교육감이 참여해 ‘힘내라 청소년’ 희망 프로젝트를 함께 진행함으로써, 지역사회에 흥사단의 역할을 각인시키는 좋은 계기가 되었다.
셋째는, 비록 비대면이지만 현장과 줌으로 참여한 단우들과 현대사회에서 가장 중요하다고 할 수 있는 기후위기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우고자 준비한 체험 활동인 ‘우드스피커 체험’이다. 사전에 체험키트 제공이 어려워 영상으로 활용방법을 전달한 후 단대회가 끝나고 참가자에게 체험키트를 보내서 아쉽기는 했지만, 그래도 완성품을 SNS에 올리거나 더 발전된 영상을 보내주신 단우님들이 계셔서 신기하고 고마웠다.
넷째로, 활동 영상 제작이 기억에 남는다. 활동 영상 마지막 메시지를 적으며 고심을 많이 했다. 어떻게 하면 108년이란 세월을 이어온 흥사단을 잘 나타낼 수 있을까, 그리고 현재 흥사단의 모습과 가장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를 단우들에게 전달하고자 고민하였다.
힘들고 어렵다고 멈출 수 없습니다
108년을 이어온 흥사단의 발걸음을
힘들고 아프다고 놓을 수 없습니다
108년을 잡아온 동지의 손을
힘들고 지친다고 접을 수는 없습니다
108년을 이어온 기러기의 날개짓을
힘들면 힘들다 하고
아프면 아프다 하고
지치면 지친다 합시다
100년입니다
100년이 그저 오고 가는 것은 아니겠지요
훈훈한 마음으로 빙그레 웃는얼굴로
우리 함께 흥사단에 웃음의 꽃을 활짝 피웁시다
단우여러분! 사랑합니다
날자! 기러기, 뭉치자! 흥사단
이렇게 힘들고 어렵고 아프더라도 함께 하면 이겨낼 수 있음을 표현하고자 했는데, 이런 진심이 전달되었기를 바래본다.
그리고 기억에 남는 것은 사회자라는 신분을 잊고 잠시 울컥한 순간도 있었던 서울흥사단 박보현 처장의 가슴에 박히는 선언문 낭독이었다.
이번 단대회 선언문 내용처럼 ‘대한민국의 새로운 미래비전으로 분열과 적대를 넘어 상호존중과 배려로 참되고 미쁘게 일하는 흥사단 단우’가 되기를 간절히 바래본다.
단대회를 이렇게 끝내고 나니 그저 감사하다는 생각뿐이다.
코로나 팬데믹 상황에서도 무사히 단대회를 치를 수 있어서 고맙고, 단우님들의 십시일반 기부금 동참에 단소 마련을 위한 땅보기(?)를 시작할 수 있게 되어 고맙고, 감사하다.
또한, 여러 날, 낮 밤을 고심하며 함께 고생한 사무처 식구들과 제108차 흥사단대회 in 울산 기부클럽인 ‘흥팔클럽’에 가입은 물론, 성공적인 단대회를 자신하며 동참해주신 울산흥사단 단우님들께도 이 자리를 빌려 감사의 말씀을 전합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현장에서, 줌으로, 유튜브로 기꺼이 참여해주시고 정성 모아주신 전국의 흥사단 단우님들 감사합니다. 또한, 이번 흥사단대회의 중요 행사 중 하나였던 ‘오~울산 어디까지 가봤니?’에 참여해주신 100명이 넘는 단우님들께도 감사의 말씀 전합니다.
태화강의 맑은 기운처럼, 우리 울산흥사단은 계속해서 전진하겠습니다.
날자, 기러기! 뭉치자, 흥사단!
* 글 : 이영주(울산흥사단 사무처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