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사단은 2014년부터 동북아 평화를 위한 한일청년교류회를 매년 진행해왔다. 2020년에는 갑작스러운 코로나19 확산으로 교류회를 취소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지금까지 쌓아온 한일청년들의 관례를 이어갈 방안을 고민하면서, 2020년 12월부터 온라인 교류회를 준비했다. 2021년 한일청년교류회는 총 3회에 걸쳐서 진행되었다. 지면을 통해 양국 청년의 참가기를 소개하고자 한다. 편집자 |
우리는 다르지만 같은 청년입니다
한국경제연구원의 조사에 따르면, 한국 국민의 48.1%는 일본을 ‘비호감’이라고 평가한다고 합니다. 일본 역시 상황은 비슷합니다. 일본 국민의 42.8%가 한국은 ‘비호감’이라고 응답했습니다. 이러한 조사결과처럼 최근 한일관계는 악화일로로 치닫고 있습니다.
이웃 나라이자 세계 그 어느 나라보다 비슷한 모습이 많은 양국의 사이가 왜 이렇게 부정적일까요? 그 이유에 대해서는 다양한 의견이 있겠지만, 양국의 관계를 회복하기 위한 유일한 길은 ‘대화’일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우리는 편견 없는 열린 마음을 가지고 서로의 의견에 귀를 기울여야 합니다.
이런 상황에서 진행된 2021년 한일청년교류회는 아주 기념비적인 사건입니다. 20여 명의 한일 청년들이 코로나 팬데믹에도 불구하고 Zoom과 LINE을 이용해 다양한 주제에 대한 서로의 의견을 공유하고 궁금한 점을 속 시원하게 물어보는 등 아주 건설적인 소통을 이루었기 때문입니다.
올해 한일청년교류회는 Zoom을 이용한 3번의 정식 교류회와 각 교류회 세션을 준비하기 위한 수차례의 사전회의로 진행되었습니다. 참가자들은 교류회에서 간단한 게임을 진행하며 자기소개와 자신의 근황을 나누는 시간을 가졌고, 2차 교류회부터는 코로나19,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 문제, 한국과 일본의 정치 등을 주제로 토론하였습니다.
서로가 사용하는 언어도, 서로의 문화도 많이 달랐기 때문에 처음에는 쉽지 않았습니다. 자기소개조차도 간단한 내용은 영어를 이용해 소통할 수 있었지만, 어려운 문장은 통역을 거쳐 가며 대화해야 했기 때문에 힘들고 어색한 순간의 연속이었습니다. 하지만, “친구를 사귀는 분명한 과정은 몇 시간에 걸쳐 이야기하고 이야기를 들어주는 것이다”라는 영국의 작가 레베카 웨스트의 말처럼 어느새 서로의 말에 더 귀 기울이고 상대방을 배려하는 우리의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이번 한일청년교류회를 통해 얻은 가장 큰 깨달음은 양국의 청년들이 약간은 다를지 몰라도 같은 청년이라는 점입니다. 서로의 차이를 분명히 인정하고, 서로를 배려하면서 그 차이를 좁혀나간다면, 머지않은 미래에는 양국 사이의 깊은 갈등의 골을 메울 수 있을 것입니다. 부디 내년에는 얼굴을 맞대고 만나 소통하고 서로의 문화를 피부로 느껴볼 수 있기를 간절히 소망합니다.
*글 : 윤건호(흥사단전국대학생아카데미연합 회장)
한일청년교류회에 참가하며
여러분 안녕하세요, 하루입니다.
저는 글을 잘 쓰지 못하는데. 이번 한일청년교류회 참가소감문을 작성해달라는 부탁에 저로서는 드물게 있는 일이지만, 손을 들었습니다. 저는 원래 한일관계에 관심이 많았으며 코로나로 인해 집에 있는 시간이 많아져서 한국 드라마에 푹 빠졌습니다. 그래서 이번 교류회에 참가하는 것을 매번 매우 기대했습니다. (한국 드라마에 대해 하고 싶은 이야기는 많지만, 너무 길어질 것 같아서 이번에는 생략하겠습니다.)
제가 한국이라는 나라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는 몇 가지 있지만, 가장 큰 계기는 14살 무렵 일본에서 재일교포를 향한 헤이트스피치 장면을 보게 된 것이었습니다. 14세쯤에는 인터넷을 사용할 수 있는 나이가 되어서 온라인에 코리안들에 대한 혐오가 넘쳐나는 것을 어렴풋이 알고는 있었지만, 거리에 나가 차마 눈 뜨고 볼 수 없는 욕설을 태연하게 외치는 사람들이 있을 줄은 몰랐고, 그 장면을 보았을 때의 충격은 지금도 생생합니다. 유감스럽게도 헤이트스피치는 여전히 일상적으로 행해지고 있습니다.
이러한 혐오는 쉽게 풀 수 있는 문제가 아니라는 것을 알면서도 조금씩이라도 상황을 개선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에 대한 생각을 많이 했었는데, 최근 한류 드라마나 KPOP 등 일본에서의 한류 열풍을 보고, 이번 한일청년교류회에 참가하면서 양국의 시민들이 교류하는 장소가 있다는 것의 중요성을 재인식하게 되었습니다.
저는 현지 한국인들과 대화한 경험은 거의 없었는데, 이번에 한국에 사는 청년들과 교류하게 되어 무척 기뻤습니다. 또한, 현재 한일관계에 금이 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상황에 얽매이지 않고 평범하게 대화하고 이름을 부를 수 있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어서 안심했습니다. 매일 SNS와 거리에서 진행되는 헤이트스피치를 보면서, 우리는 평범한 대화조차 할 수 없는 상황 속에 있는 것은 아닌지 불안해하고 있던 저로서는, 매우 기쁜 일입니다. 현재의 한일관계가 좋다고는 할 수 없지만, 우리와 같이 비교적 젊은 세대가 좋은 관계를 맺으면 국가 간의 관계도 좋은 방향으로 나아가지 않을까 하는 희망도 보였습니다.
교류회에서는 퀴즈 등의 레크리에이션이나, 각 나라가 갖고 있는 사회 문제에 대해서 토론을 했습니다. 퀴즈에서는 유감스럽게도 거의 정답을 맞추지 못했고, 한국에 대한 저의 지식이 매우 얕음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토론 중에 인상적이었던 주제는 ‘서로가 갖고 있는 상대 나라에 대한 편견’이었습니다. 솔직히 이 주제를 얘기하기에는 저 자신이 좀 쑥스러운 부분도 있었어요. 저의 직접적인 생각은 아니고 편견이기 때문에 사실과는 다를 가능성이 높기 때문입니다. 그래도 상대 나라 사람이 다소 불쾌한 느낌이 들지는 않을까 하는 걱정이 있었습니다. 제가 이야기했던 한국에 대한 편견은 한국 축구선수들이 쉽게 감정적이라는 편견이었는데, 말하기 직전까지 다른 이야기로 바꿀까 고민했습니다. 그러나 제 걱정과는 달리 모든 참여자가 진지하게 이야기를 들어준 덕분에 저의 걱정은 괜한 걱정이었습니다. 잘 전달되지 않은 부분도 있을 수 있겠지만, 들어준 한국 청년들과 통역해 주신 통역사님께 감사드립니다.
현재 상대방의 나라 또는 국민들에 대해서 비정상적으로 부정적인 감정을 갖고 있는 사람은 적지는 않을 것입니다. 하지만 그런 사람들에게, 나쁜 점만 보는 것을 멈추자고 이야기하고 싶습니다. 어느 나라에서든지 차별적인 언동을 하는 사람은 있지만, 그런 사람들에 저항하는 사람들 역시 많이 있습니다. 혐오에 대한 우리의 거부감을 이번 교류회에서 공유할 수 있었던 것은 매우 좋았다고 생각합니다.
마지막으로, 저는 작년부터 한국 유학을 생각하고 있고, 현재 한국어를 공부하고 있습니다. 코로나19 상황 때문에 한국에 갈 수 있을지는 아직 미확정이지만, 만약에 가게 된다면, 꼭 한국에 있는 청년 여러분을 만나보고 싶습니다. 이번 교류회를 준비한 한국과 일본의 청년들에게 이렇게 귀중한 기회를 만들어 주셔서 감사한다는 인사를 전하고 싶습니다! 또 만나요!
*글 : 하루 (일본 청년 참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