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2년 새해를 도산 묘소 참배로 시작했습니다. 코로나19의 상황이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다 보니 작년에 이어 올해도 묘소 참배가 소수의 인원으로 조촐하게 진행되었습니다. 코로나만 없었더라면 많은 단우님들이 함께 참배하고 덕담을 나누었을 텐데 하는 아쉬움이 남습니다. 매년 도산 묘소 참배에 빠지지 않고 찾아주시는 김태석 원로단우님과 반재철 전 이사장님, 추운 날씨에도 함께 해 주신 것에 특별히 감사를 드립니다.
작년 9월 갑자기 사무총장 직무대행을 맡게 된 후 정신없이 지내다 보니 어느덧 해가 바뀌어 2022년을 맞이했습니다. 이전에 본부 활동가로, 흥민통 활동가로 묘소를 참배해 도산 선생님께 새해 인사를 드릴 때는 비교적 가벼운 마음이었는데 올해는 사무총장이라는 직책을 갖고 참배하다 보니 마음이 무거웠습니다. 도산 선생님께 뭔가 흥사단 발전을 위해 책임감 있게 잘 해 보겠다는 다짐도 해야 할 것 같고, 단내에 산적해 있는 여러 가지 문제들을 잘 풀어보겠다는 말씀도 드려야 할 것 같고, 고개를 숙이고 있는 짧은 시간 동안 많은 생각이 들었지만 시원하게 정리된 약속을 드리지는 못했습니다.
단내에 혹은 단외에 어려운 문제가 있을 때 우리는 “도산이라면 어떻게 했을까?”를 스스로에게 질문하고 답을 찾으려 합니다. 2022년 새해에 도산은 흥사단의 주인인 우리 단우들에게 어떤 덕담을 하셨을지 함께 고민해 보면 좋겠습니다. 저 역시 도산의 덕담이 무엇일지 고민해 보고 실천하기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저는 2022년 새해에 이루고 싶은 몇 가지 바람이 생겼습니다.
첫 번째는 흥사단 활동가의 역량강화입니다. 흥사단은 인재양성을 무엇보다 중시하는 조직이지만 인재양성을 위한 체계적인 시스템은 부족한 편입니다. 특히 활동가를 활동가답게 양성할 수 있는 시스템 구축이 무엇보다 필요합니다. 지부의 1인 활동가들은 자신의 역량을 개발하고 성장할 수 있는 기회를 보장받지 못하고 있는 게 현실입니다. 지부 활동가들의 역량강화를 통해 지부와 지역사회 발전에 기여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두 번째는 통상단우를 바로 세우는 것입니다. 흥사단의 주인은 단우이며, 흥사단 운동의 핵심은 통상단우입니다. 통상단우가 바로 서야 흥사단운동이 확장되고 발전할 수 있습니다. 통상단우가 되기 위한 서약문답은 단순한 통과의례가 아닙니다. 개인의 영역에서 공적 영역으로 전환되는 과정이며, 흥사단이 100년 동안 행해 온 선한 영향력을 이어받아 우리 사회를 정의롭고 행복한 공동체로 만들겠다는 숭고한 마음의 전환이 이뤄지는 과정입니다. 통상단우가 흥사단 운동을 고민하고 역할을 찾아 흥사단운동의 주인으로 바로 설 수 있어야 합니다.
세 번째는 지부의 흥사단 운동 강화입니다. 흥사단 운동의 발전을 위해서는 지부를 중심으로 지역민들과 함께 흥사단 운동을 전개할 수 있어야 합니다. 본부는 지부가 중심이 되어 지역에서 흥사단 운동을 전개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합니다. 본부 활동가와 지부의 활동가들이 더욱 유기적으로 연결되어야 하며, 서로 존중하고 배려하며, 지역에서의 흥사단 운동 강화를 위해 노력해야 합니다.
네 번째는 흥사단 본부 단소를 재건하는 일입니다. 누전과 누수로 인한 공사는 늘어나고 있으며, 불안전한 환경에서 언제 안전사고가 발생할지 모르는 잠재적 불안을 갖고 있습니다. 역대 이사장님들마다 이 문제의 해결을 위해 고민하셨지만 단소 재건이 쉬운 일이 아니다 보니 논의만 하다가 멈춰 섰습니다. 사고가 잦다 보면 큰 사고로 이어지게 마련입니다. 큰 사고가 발생하기 전에 단소 재건을 위한 대책을 세워야 합니다. 단소 재건을 구체적인 논의를 전개해야 하고 우선 모금부터라도 해야 합니다.
다섯 번째는 참되고 미쁘게 일하는 흥사단을 만드는 것입니다. 단우들의 화합과 신뢰를 회복하고 우리에게 주어진 더 큰 뜻을 이루기 위해 실천하는 흥사단을 만들어야 합니다. 무실역행 충의용감 정신을 백번 입으로 내뱉기보다 한번이라도 조직과 사회를 위해 실천에 옮기는 단우가 필요합니다. 제108차 흥사단대회 표어처럼 2022년은 우리 모두가 참되고 미쁘게 일하는 한 해가 되기를 소망합니다.
새해 바람이 과한 듯 보이지만 시작이 반이라고 차근차근 이뤄보겠습니다. 단우님들 새해에도 건강하시고 뜻한 바를 꾸준히 실천하는 한 해가 되시기를 기원합니다.
*글 : 유병수(흥사단 사무총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