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의 권력을 나눠 가진 두 개 정당에서 대통령 후보 경선을 진행하고 있다. 제 20대 대통령 선출을 위한 선거일은 2022년 3월 9일이니 6개월도 남지 않은 상황이다. 여야 모두 10여 명이 경선 후보로 나왔고, 여당은 주요 후보가 현역 정치인이지만 야당은 주요 후보가 임기 중에 사임하고 나온 검찰총장 출신이라는 점이 특이하다.
경선에 나온 여야 후보들은 자신의 정책을 설명하기도 하고 다른 후보를 비난하기도 한다. 드물게 다른 후보의 정책을 비판하는 경우도 있으나, 대부분 정책에 대해서도 비판이 아니라 비난한다. 그래서 토론하는 방법이나 태도는 유치원부터 가르쳐야 한다.
대통령은 헌법에 따라 취임할 때 다음의 선서를 한다.
" 나는 헌법을 준수하고 국가를 보위하며 조국의 평화적 통일과 국민의 자유와 복리의 증진 및 민족문화의 창달에 노력하여 대통령으로서의 직책을 성실히 수행할 것을 국민 앞에 엄숙히 선서합니다. “
이 취임 선서에 대통령의 책임과 의무가 나타난다. 헌법 제66조 제2항과 제3항에도 대
통령의 의무를 명시하고 있으나, 취임 선서문과 비슷하다. 대통령이 되려는 사람은 대통
령의 책임과 의무가 무엇인지 알고 이를 제대로 실천하려는 의지와 능력이 있어야 할 것
이다. 의지가 있어도 실천 능력이 없으면 의지가 없는 것과 다를 바 없다.
대통령은 헌법을 준수하며 시대적 과제를 인식하고 해결해야 한다. 대통령이 헌법을 준
수 한다는 것은 두 가지 측면이 있다. 헌법에 의한 의무를 이행해야 한다는 것과 헌법 정신과 법률에 따라 행동해야 한다는 것이다. 대통령은 ‘국가 원수’이다. 국가원수는 최고 권력자라는 뜻이다. 권력은 무력에 의한 강제력을 가진 결정 권한이다. 법치주의란 권력자들이 권력을 사유화하지 말고 법대로 행동하라는 것이다. 평민들은 대다수가 법을 잘 지키므로 준법을 강조할 필요가 없다. 반면에 권력자는 법위에 서려하고 독선적이다. 그래서 권력자는 어떤 사안에 관해 결정할 때 합법성 여부를 면밀하게 검토하는 대신 합법으로 해석한다. 그리고 그의 부하들은 이를 제지할 수 없다. 전직 대통령 두 사람이 감옥에 있는 것을 보면 더 설명할 필요가 없다.
또한 대통령은 시대적 과제를 인식하고 이를 해결해야 한다. 헌법에도 우리 국민의 사명으로 ‘민주개혁과 평화적 통일’을 명시하고 있어 헌법과 시대적 과제가 일치하는 부분도 있다. 우리 시대의 과제는 헌법에 명시한 ‘민주개혁과 평화적 통일, 경제민주화’, 검찰 개혁, 언론 개혁, 국방부 문민화 등이 있다. 그중에서 핵심적인 과제가 헌법 제119조 제2항에 명시한 ‘경제 민주화’이다. 자본 권력은 이윤 추구가 목적이므로 인간의 노예화는 물론 환경 파괴에 앞장서고 있다. 그래서 경제 민주화 없이 민주주의는 지속가능성을 확보할 수 없고 생태계 유지도 어렵다. 자본 권력의 힘은 갈수록 커지고 있으며, 정치 권력이 제어하기 어려운 상태로 가고 있다.
정리해 보자, 대통령은 헌법을 준수하고 시대적 과제를 해결해야 한다. 이것은 대통령의 의무이기도 하고 대통령의 역할이다. 그러면 이 의무를 다하려는 의지와 능력이 있는 사람을 대통령으로 뽑아야 하는데 이것을 판단하기는 쉽지 않다. 서로 자신이 대통령으로 적합하다고 하니 결국 판단은 국민의 몫이다.
그러면 어떻게 판단해야 하나? 후보 모두 애국심으로부터 출발했고 국가와 민족을 위해 봉사하겠다고 말한다. 애국심과 봉사하겠다는 열정이 있으나 그 내용이 서로 다르면 누구의 애국심을 택해야 하나? 그래서 판단 기준이 있어야 한다.
헌법정신의 준수와 시대적 과제를 인식하고, 이를 해결할 방안을 제시하느냐? 를
판단 기준으로 삼아야 한다고 본다. 이것이 대통령의 역할이기 때문이다.
*글 : 홍 승 구 (시민사회연구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