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Z세대가 세운 “싸잘만 출판사”
새롭고 사고하고 독립적으로 행동하는 ‘디지털 네이티브(디지털 원주민)’Z세대 청소년들의 시대가 도래했다. Z세대 청소년들은 태어나서부터 스마트폰을 손에 쥐고 자랐기에 IT 기술에 친숙하고 유튜브, 인스타그램 등 SNS를 보는 시간이 훨씬 많으며 여럿이 모여서 하는 활동보다 혼자 보내는 시간이 더 익숙한 세대다. TV‧컴퓨터보다 스마트폰, 텍스트보다 이미지‧동영상 콘텐츠를 선호한다. 어찌되었든 책과는 거리가 멀다.
“책 좀 읽어야 하지 않겠니?”
“싫어욧!!”
“핸드폰 말고 친구랑 놀아보지 않겠니?”
“왜요?”
X세대 부모는 답답하다. Y세대 청소년지도사는 고민이 많다. 문득 청일전쟁을 겪으며 나라와 겨레에 눈을 뜨게 된 도산 안창호 선생님이라면 Z세대를 위해 어떤 운동을 기획하셨을지 궁금했다. 창의적사고 능력, 심미적 감성 역량, 의시소통 역량, 문제해결 능력, 대인관계(공감) 능력 등 제7차 교육과정 및 미래 핵심역량의 공통점은 의사소통 능력이다. 싸잘만 출판사는 Z세대 청소년들에게 협력과 소통으로 긍정적 상호작용을 경험케 하고 자신의 재능을 표현하고 타인의 재능을 수용하는 과정에서 니즈와 메타인지를 극대화하는 문화 창작 경험을 함께 하고자 기획되었다.
# 출판사 사훈: 싸우는 과정도 필요해. 함께 재미있게 만들어 보자.
기획하고 준비하는 단계에서 가장 큰 고민은 청소년들이 겪게 될 갈등이었다. 동화책을 만드는 과정에서 서로 의견차를 좁히지 못하고 출간에 실패하는 반쪽짜리 프로젝트가 되지 않을까 걱정이 되었다. 과정과 결과 두 가지 중 참여 청소년들과 함께하며 집중해야 할 것이 무엇인지 프로그램 기획 배경과 의도를 되짚어 가며 고민을 했다. 참여 청소년들이 과정을 충분히 즐기고 이해관계의 갈등이 아닌 니즈와 가치관의 갈등을 겪는다면 결과물 그 이상 효과를 남기게 되는 것이다. 출판사의 결과물인 ‘출간’에서 자유로워지고 갈등의 상황을 긍정적인 과정으로 인정하니 그 역발상으로 하여금 Z세대 어울리는 프로젝트의 제목이 되었다.
싸우는 과정도 필요해. 함께 재미있게 만들어 보자. “싸잘만 출판사”.
#공감과 창의력, 정보를 뛰어 넘다.
모두 같은 초등학교 같은 지역아동센터에 다니는 생활패턴이 비슷한 8명의 청소년이 출판사의 작가로 참여하게 되었다. 장난 끼 많고 만나기만 하면 티격태격하지만 웃음이 많고 천진난만한 친구들이었다. 그런 친구들이 본격적으로 동화의 주제를 생각해보고 스토리를 짜보기 시작하면서 표정이 어두워졌다. 스마트폰으로는 못 얻어낼 정보가 없다는 듯이 자신 있게 핸드폰으로 한참 검색의 시간을 보내더니 약속이나 한 듯 다 같은 말을 한다.
“생각이 잘 안나요. 뭘 써야 될지 모르겠어요.”
“그럼 읽고 싶은 동화책부터 읽어보기로 할까?”
동기부여가 된 참여청소년들은 독서의 경험을 생각의 힘으로 바꿔왔다. 다양한 생각의 고집과 갈등을 토론을 통해 주제를 정하고 어설프지만 자유로운 의사소통을 통해서 주제를 바탕으로 스토리를 완성해 갔다. 창작 글을 한 번도 쓴 적이 없고 상상력이 부족해 힘들다고 난색을 표하던 친구들이 자기의 이야기를 풀어내는 입과 몸과 글과 그림으로 풀어내는 것이 유명 작가의 프리젠테이션 보다 멋지고 재미있다. 주인공이 어떻게 활약하는지, 어떤 사건이 있었는지 뭉쳐있던 실타래가 풀리듯이 술술 끝도 없이 나왔다. 생각하는 힘이 자라나고 있었으며 그 생각하는 힘이 정보를 뛰어 넘는 순간이었다.
#융합으로 만들어진 “우리들의 이야기책”
“싸잘만 출판사”는 여섯 번의 만남으로 진행이 되었다. 동화 창작의 과정 이해와 공동주제 선정, 스토리 줄거리 구상 과 작성, 삽화그리기 과정으로 진행되었는데 스토리 작성이 끝나면 청소년 작가들이 자신의 스토리를 공유하고 발표하는 시간을 가지면서 또래 작가들의 평을 받게 된다. 이를 또래 합평이라고 부르는데 소설의 단계로 표현하자면 ‘절정’의 시간이다. 함께 참여하는 친구로부터 자기 작품에 대한 피드백을 받게 되는데 긍정적인 피드백은 물론 부정적 피드백도 적잖이 받는다. 긍정적으로 표현하면 비판적 사고 능력이 길러지는 시간이기도 하지만 전문적이 표현이 서툰 친구들이기에 사실적으로 표현하면 ‘싸우는 시간’ 이다. 예상대로 또래 합평 과정 중에 다양 복잡한 갈등 상황이 발생했다. 이 절정의 시간을 ‘어떻게 해결해 줘야 할까?’ 함께하는 지도자 입장에서는 인정하자 인정하자며 마음의 준비는 하고 있었지만 솔직히 머리가 하얘지는 시간이기도 했다. 그런데 쉽게 풀려버렸다? 참여청소년들이 그들만의 충분하고 다양한 의사소통으로 풀어냈다. 참여 청소년들 그렇게 그들의 이야기 ‘우리들의 이야기책’을 만들어 냈다.
싸잘만 출판사와 함께 성장한 참여청소년들은 그들이 출간한 “우리들의 이야기책‘을 21년 3월 모교에서 기증식을 갖고 도서관과 각 학년 교실에 배치되었다.
“처음에는 글쓰기가 두렵고 힘들었지만 완성된 책을 반 친구들과 함께 읽을 수 있어서 뿌듯하고 기뻐요.”
“막 말하고 싸운 것 같은 ‘합평?’ 이 젤 인상 깊어요.”
# “싸잘만 출판사”의 주인은 청소년
청소년 활동으로 긍정적인 변화를 이끌어 내고 이를 성과로 보여주는 것은 힘든 일이다. 특히나 문화예술 분야의 신규 청소년활동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운영한다는 것은 경험해 볼수록 어려운 일인 것 같고 육아휴직의 시간을 지내고 복직을 한 당사자에는 더더욱 부담이 되는 일이 아닐 수 없다. Z세대의 표현으로 하자면 “개빡쳤다.” 재능, 사고, 방법의 융합을 끌어낸 “싸잘만 출판사”를 진행해보니 참여청소년 중에 한명이 현설연이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성장은 시키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하는 것이다. 나는 “싸잘만 출판사”를 통해서 청소년들과 함께 경험하고 성장하였다. 그리고 뿌듯하다. (청소년이) 주인이 되게 할 것! (청소년이) 스스로 하게 할 것! 청소년지도사로 인물양성에 동참하고 있음에 행복하며 “싸잘만 출판사“에 훈훈한 리뷰를 가득 달고 싶은 마음으로 이글을 마무리 한다.

*글 : 광주광역시화정청소년문화의집-꿈지 현설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