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라만 보아도 풍기던 흥사단 향기
1967년 흥사단 아카데미 운동이 시작될 무렵이다. 자주 흥사단을 찾을 때가 많았다. 대성빌딩 2층, 3층, 휴게실에 가보면 바둑판을 가운데 놓은 노단우들을 뵙곤 했다.
나도 바둑을 즐기는 터라 구경을 했다. 최희송 단우, 언제나 담배 파이프를 한 손에 쥐고 미소를 머금고 바둑알을 놓고 있다. 의례 상대는 주요한 단우였다. 작은 눈동자가 예리하게 바둑판을 흝으시며 항상 지니고 계시는 근엄한 모습. 어쩌다 바둑에 진 최희송 단우, 미소는 그대로다. 역시 어쩌다 이긴 주요한 단우, 역시 담담한 표정이다. 두 분이 두는 바둑판에도 흥사단의 빛이 들어나는 느낌이다.
최희송 단우의 파이프 담배 연기보다 흥사단의 흥취와 향기가 더 짙게 퍼진다. 항상 사무실의 책상을 지키고 있는 박현환 단우, 미국에 반세기를 살면서 미주 흥사단 사무실을 20년 가까이 지켜온 하희옥 단우, 그들이 풍기는 향기는 역시 흥사단의 향기였다.
내 나이 80 고개가 넘어, 바라보던 선배 단우의 나이가 되었다.
'이 나이에 선배 단우들의 모습이 문득, 문득 떠오르는 이유가 무엇일까?'
'지금 내가 두는 바둑판에도 도산의 향기가 풍기고 있을까?'
'사람을 대할 때마다 그 어른들이 풍기던 흥사단의 향기를 나도 풍기고 있을가?'
흥사단은 사무와 모이는 건물에 또는 회의에 있는 것이 아니지 않은가.
'흥사단 뺏지를 붙이고 있는 자신인 그 인격에 있지 않을까?' 장리욱 단우의 말씀이셨다.
'한 사람, 한 사람이 흥사단의 참다운 모습과 향기를 풍길 때 그것이 바로 흥사단의 모습이 아닐까?'
흥사단이라면 도산 안창호를 떠올리는 이유가 여기 있다. 흥사단의 진실이 도산의 진실이었고, 도산의 나라 위한 힘씀이 곧 흥사단의 힘씀 이었다.
노단우의 흥사단의 향기
'지금 나는 이 나이에 그 향기를 풍기고 있을까?'
흥사단 미주위원부 총회를 앞두고
장철우 거수!
2020. 10. 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