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주독립운동가서훈추천위원회 활동
제주 지역의 항일투쟁에 대해서는 제주도가 펴낸 『제주항일운동사』, 제주의 원로단우 김찬흡 선생이 펴낸 『제주항일인사실기』가 있다. 그렇지만 모든 도민이 특히 항일운동가의 후손이 모두 그 책을 보는 것은 아니어서 자신이 독립운동가의 후손인 줄도 모르는 사람이 많고, 제주의 역사적 특수성인 ‘제주 4·3’으로 인하여 서훈을 신청해도 거부되는 경우가 많았다.
제주독립운동가서훈추천위원회(이하 서추위)는 2019년 3월 1일에 태동하였다. 만세운동과 임정 수립 100주년을 맞아 도내 진보적인 시민단체들이 독립운동과 관련된 행사를 기획했는데 그것이 ‘제주의 독립운동가의 자취를 찾아서’라는 주제로 조천읍 지역을 답사한 것이다. 제주문화유산답사회장인 필자의 안내로 시민단체 회원 50여 명이 만세동산, 정신적 지주였던 학자의 기념비, 독립운동가 묘소 등을 답사하였다.
이때 3월 1일 현재 제주의 독립운동 서훈자는 196인인데 아직 350∼400인이 미서훈 상태에 있다는 말을 듣고 ‘독립운동가가 제자리를 찾아야 대한민국이 바로 선다. 독립운동이 시민단체의 뿌리이다.’는 데 인식을 함께 하게 되었고, 독립운동가들이 서훈을 받을 수 있도록 시민단체가 노력해야 한다는 결론에 도달하였다. 그 결과 도내 18개의 진보적인 시민단체가 서추위에 동참하여 각 단체 대표가 의결기구인 대표자회의를 구성하고 이용중 운영위원장과 고영철 자료발굴위원장, 발굴위원 등의 집행기구를 두고, 최진욱 전교조제주지부 정책실장 이 사무국장을 맡아 2019년 4월 11일 임정수립기념일에 기자회견을 통하여 서추위의 결성을 알리고 후손들의 연락을 바란다고 홍보하였다.
서추위는 다음과 같은 일을 하고 있다.
독립운동가 명단을 확보하는 일 ; 앞에 거론한 책을 근거로 누가, 언제, 어떤 일을 했고, 어느 감옥에서 몇 년 동안 옥고를 겪었는지를 표로 작성하였다. 위 책에 언급되지 않은 분들도 판결문을 보거나, 독립운동가의 후손을 만나거나, 옛 신문기사를 보는 과정에서 추가되었다. 독립운동의 내용은 국가기록원에 접속하여 다운받았다. 후속 작업으로 독립운동가의 본관, 본적, 부친, 당시 주소 등의 자료도 추가하고 있다.
독립운동가의 후손을 찾는 일 ; 서훈 신청은 후손이 해야 하기에 후손을 찾는 일이 급선무이다. 판결문에 적힌 본적·주소를 근거로 마을 경로당, 이사무소에 가서 물어보거나, 족보를 구해 보기도 하고, 종친회 사무실을 찾아가기도 했다.
독립운동을 알리는 일 ; 2019년 4월 19일에는 서추위 참가단체 회원들에게 제주도의 독립운동에 대해 강연회(강사 고영철)를 가지고, 도민·후손들에게 독립운동에 대해서 알리기 위해 2019년 11월 17일 순국선열의 날을 맞이하여 제2차 ‘제주의 독립운동가의 자취를 찾아서’ 대정읍 지역을 중심으로 시민단체 회원과 독립운동가 후손, 고등학생들도 참가하여 약 60명을 대상으로 답사를 진행하였다. 이런 답사는 앞으로도 분기별로 지속할 예정이다.
서훈 신청을 도와 드리는 일 ; 2020년 2월 28일 독립운동가 네 분의 서훈신청서를 작성을 도와 드리고 후손으로 하여금 신청하는 데 동행하였다. 이때에도 기자회견을 하였다.
올해 2, 3, 4월에는 민족종교로서 독립운동을 했던 무극대도교 사건(23인)과 미륵교 사건(7인)에서 옥고를 치른 분들의 서훈 신청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현재까지 19명을 후손을 찾았고, 5월 16일에 후손 모임을 계획하고 있다. 단군과 강증산을 모시는 종교이기에 기본 사항을 파악하고 공부하는 데 많은 시간을 투자하고 있다. 후손 모임에서는 ‘일본이 패망할 것이니 준비해야 한다’던 당시 독립운동가 조상들의 삶을 배우고 후손들이 무엇을 해야 할지 논의하는 자리가 될 것이다.
후손 모임에서 민족종교 제주독립운동 서훈추진위가 꾸려지면 도민 대상으로 토론회를 열어 법정사항쟁에서 무극대도 독립운동 그리고 미륵교까지 연결시키며 당시 독립운동을 복원하면서 서훈 신청을 하려고 방향을 잡고 있다. 또한 여러 사람을 만나는 과정에서 위 두 사건 외의 독립운동가 후손들과도 접촉하게 되어 8월 광복절에 즈음하여 약 30명에 대한 서훈신청을 목표로 준비하고 있다.
이 일을 1년 남짓 하다 보니 다음과 같은 결론에 도달하게 되었다.
첫째, 서추위가 이 일을 마치려면 10년도 더 걸리겠다. 따라서 민간 시민단체가 자원봉사로서 지속하기엔 어려움이 너무 크다. 지금까지는 도내에서 찾아 다녔지만 국가기록원에 없는 자료를 찾으려면 다른 지방은 물론 외국에까지 가야 할 텐데 비용이나 시간을 감당하기에 어려움이 클 것이므로 제주도가 조례를 만들어 독립운동가 서훈을 추진해야 할 것이라고 여겨진다.
둘째, 이미 너무 늦었지만, 이 시기를 놓치면 누가 어디에 살았었는지, 감옥에 갔다 왔는지, 광복 후에 어떻게 살았는지, 후손이 어디에 사는지를 증언할 사람이 모두 돌아가시게 될 테니 시급히 서둘러야 한다.
셋째, 제주도의 독립운동가 중 상당수가 북한 지역(신의주, 청진 등) 및 중국·일본 등 해외에서도 활동했는데 민간인으로서는 그 자료를 구할 방법이 없다. 북한과 독립운동 관련 자료를 교환할 수 있는 방법이 필요하다. 이미 흥사단 전국지부장·사무처장 연수의 의제로 제출한 바 있지만, 코로나 사태로 취소되어 논의하지 못했다. 중국이나 일본으로부터도 자료를 받을 수 있도록 국가 또는 흥사단이 함께 노력해야 한다.
* 글 : 고영철(제주지부 지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