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멕시코 지부 설립 추진 과정
미국은 올 초부터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시행되면서 팬데믹이라는 긴 터널에 끝이 보인다는 희망을 품기 시작했습니다. 그 무렵, LA 흥사단 전 지부장이었던 최창호 단우의 연락을 받았습니다. 최창호 단우는 멕시코 한인 후손인 유현수씨에게 이메일을 받았는데 멕시코에 흥사단 지부를 설립하고 싶다는 내용이었습니다.
유현수씨(본명: Gabriel Vallejo)는 멕시코 한인 5세입니다. 그의 고조할아버지인 이명원 선생은 도산이 멕시코 방문 시 멕시코 흥사단을 창단했을 때 구성원이었던 특별단우입니다. 또한 멕시코 한인들이 처음으로 자리 잡은 메리다에서 1909년 5월 9일 대한인국민회 지부가 결성될 때 참여했던 창립회원 305명 중 한 명이기도 합니다. 이명원 선생은 메리다 지부를 통해 여러 차례 독립운동 자금을 지원한 공로 등으로 2015년 건국포장을 수여 받았습니다. (사진 #01, #02)
유현수씨는 현재 멕시코 시티 한인후손회 회장을 맡고 있으며, 한인 후손의 뿌리 찾기 운동을 하고 있습니다. 멕시코에 정착한 한인 중에 독립유공자 포상 대상은 50명인데, 이 중 47명의 후손을 아직 찾지 못해서 훈장을 전달하지 못하고 있다고 합니다. 유현수씨는 멕시코 한인회에서 일하며 재외동포재단을 통해 한국을 방문했고, 경희대에서 석사과정을 했습니다.
유현수씨는 흥사단 멕시코 지부 설립에 대해 저희에게 문의했습니다. 지부 창단에는 통상 단우 5명이 필요하므로 우선 유현수씨의 입단을 요청했습니다. 유현수씨는 흔쾌히 입단을 결심해 주었습니다. 하지만 코로나19 상황으로 오갈 수가 없는 상황이라 비대면으로 흥사단 교육을 시작하기로 했습니다. 화상으로 시작된 흥사단 교육은 흥사단 영문 교본인 ‘Tell me about the YKA’의 저자이며 전 캘리포니아 주립대 정치학과 교수인 차만재 단우께서 맡아주셨습니다. 유현수씨는 흥사단 교육을 함께 받을 Martha Kim을 소개했습니다. Martha Kim은 현재 매디컬 닥터이며 1912년부터 1945년까지 독립금, 임시정부 및 광복군 후원금, 군자금 등 여러 차례 독립운동자금을 지원하여 건국포장을 받은 박춘삼의 후손이기도 합니다. (사진 #03)
지난 4월 24일, 멕시코 한인 후손을 위한 첫번째 흥사단 화상 교육이 있었습니다. 유현수씨와 Martha Kim 외에도 LA지부의 여러 단우들이 한인 후손들을 환영하며 함께 교육에 참여했습니다. 정장에 넥타이를 맨 모습으로 참가한 유현수씨는 화상으로 만나지만 자신에게 너무 영광된 자리라고 소감을 밝혔습니다. (사진 #04)
첫 교육을 무사히 마치고 그간 유현수씨와 연락하고 교육에 참여하면서 느껴진 그의 성실함과 흥사단에 대한 열정을 보며, LA지부 임원들과 상의하여 5월 13일 ‘제108회 흥사단 창단 기념식’에 유현수씨를 초대하여 입단식을 갖기로 의견을 모았습니다. 급하게 결정된 초청이어서 미국 비자를 준비하지 못한 Martha Kim은 입단식에 참석하지 못했으며, 그 점이 아쉬움으로 남습니다. 공항에서 처음 만난 유현수씨는 서로 조금 다르지만 같은 핏줄이기 때문인지 오래전부터 알고 있던 사이처럼 금방 가까워졌습니다.
코로나19 발생 이후 첫 번째 대면 행사였던 ‘제108회 흥사단 창단 기념식’에는 그리웠던 선후배 동료 단우들, 박경제 LA 총영사와 미주도산안창호기념사업회 홍명기 회장 등이 참석하였으며, 박만규 이사장의 영상 기념사도 함께 시청하였습니다. 무엇보다 이장훈 단우의 주례로 시작된 유현수군의 입단식은 가장 감동적인 순간이었고 많은 단우 동지들의 격려가 이어졌습니다. 기념식을 마치고 함께 기념식을 준비한 지부 임원들과 이제는 유현수군으로 부를 수 있는 유현수 단우와 즐거운 정의돈수의 시간을 가졌습니다. (사진 #05, #06, #07)
6월에는 카탈리나 흥사단 단소 사적지 지정 공청회 준비로 교육을 진행하지 못했지만, 지난 7월 17일 두 번째 화상 교육 시간에 유현수 단우와 Martha Kim의 주제 발표를 들었습니다. 오는 11월 9일에는 ‘제4회 도산 안창호의 날 기념식’이 있습니다. 캘리포니아에서 미국인이 아닌 인물의 기념일을 지정한 것은 최초입니다. ‘도산 안창호의 날’을 기념하여 유현수 단우와 Martha Kim을 LA로 초청할 계획입니다. 단우 간에 정도 쌓아야 하지만, 무엇보다 멕시코에 뿌리내릴 흥사단의 선구자가 될 유현수 단우와 Martha Kim의 첫 발자국은 매우 중요합니다. 앞으로 그 발자국을 보고 따라가야 할 많은 후배를 위해 누구보다 흥사단에 대한 이해와 자부심이 필요하기 때문에 LA지부 단우들의 특별한 관심과 노력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멕시코 흥사단은 도산의 멕시코 방문 당시 창단되었습니다. 하지만 당시 멕시코 한인들의 열악한 상황으로 김기창(단우번호 136) 단우만 통상단우로 등록되어 있으며, 이명원 선생을 포함한 다른 단우들은 특별단우로 등록되어 있습니다. 100년 전 멕시코 흥사단이 처음 창단되었을 때에는 한명의 통상단우가 남았습니다. 100년이 지난 지금, LA지부는 새로운 통상단우를 키워내고 멕시코 흥사단을 부활시키려고 합니다. 흥사단 본부와 모든 단우 동지 여러분들의 많은 관심과 격려를 부탁드립니다.
* 글 : 이준학 지부장(흥사단 LA지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