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금은 한반도에 평화의 바람이 불고 있지만 작년 말과 올 초만 해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북에 대한 강경발언과 제한적 타격을 가한다는 '코피(bloody nose) 전략' 등으로 인해 전쟁이 발생할지도 모른다는 위기감이 팽배해 있었다. 전쟁을 막고 한반도에 평화를 정착시키기 위한 시민단체들의 평화행동이 줄을 이었고, 작년 11월 트럼프 방한에 맞춰 흥사단민족통일운동본부(이하 흥민통), 시민평화포럼, 참여연대, 평화재단 등이 주축이 되어 ‘트럼프 방한 즈음 시민평화행동, PEACE NOT WAR’ 집회를 광화문에서 개최하기도 했다.
전쟁을 막고 한반도의 평화를 지키기 위해서는 전국의 흥사단 지부가 함께 행동할 필요가 있다는 이사회의 결정에 따라 본부, 지부, 흥민통이 참여하는 ‘흥사단 평화행동 TF’를 2월에 구성했다. TF 위원장으로 이기종 흥민통 공동대표를 선출했다. TF가 구성된 지 얼마 되지 않아 평창동계올림픽에 김여정이 방문하여 남북정상회담 메시지를 전달함에 따라 남북관계가 새로운 전기를 맞이했다. 하지만 올림픽이 끝난 후 한미군사훈련이 재개되면 북한이 추가 핵미사일 실험을 할 수도 있다는 불안감에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흥사단 평화행동은 2월 13일에 ‘북한의 남북정상회담 제안을 환영하며, 한국정부의 적극적인 한미공조와 북미중재외교를 촉구한다.’는 내용으로 성명을 발표하고 전국의 지부가 함께 참여할 수 있는 실천방안을 제시하기로 했다. 평화 메시지를 적어 인증사진을 찍은 후 페이스북이나 인스타그램 등 각종 SNS에 올리는 온라인 행동을 전국 지부에 제안했다. 3월 10일 도산 서거 80주기 추모식을 기점으로 전국 지부에 전쟁반대와 한반도 평화를 촉구하는 현수막 걸기, 거리행진, 성명서 발표 등을 제안하고 지부의 상황에 맞게 적절하게 대응해 줄 것을 요청했다.
2월 21일에는 흥사단 평화행동 논평 1호로 ‘미국은 한반도 평화를 위해 북미대화에 적극 나서라’를 발표했고, 3월 5일 정의용 청와대 안보실장과 김정은 위원장이 제3차 남북정상회담을 남한의 ‘평화의 집’에서 개최하기로 합의했다는 발표에 맞춰 3월 7일에 ‘남북정상회담, 열렬히 환영한다! 미국은 북한의 체제보장 약속하고, 북미대화에 적극 나서야 한다.’는 내용으로 논평 2호를 발표했다. 3월 8일에는 단소 앞에서 흥사단 평화행동 선언식을 개최하고, 흥사단은 시민과 함께 지속가능한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을 위해 평화행동에 나선다는 내용의 선언문을 낭독했다.
흥사단 평화행동 TF에서 제안한대로 3월 10일 이후 지부들은 평화행동에 적극 동참하였다. 평택·안성지부, 수원·용인지부, 광주지부, 밀양지부, 충북지부가 평화행동 구호 피켓 인증사진 방식으로, 대구경북지부, 거창지부, 부안지부가 현수막 게재 방식으로, 강원지부, 전주지부, 진주지부는 현수막 게재와 인증사진 방식으로, 부산지부는 평화행동 선언식, 평화행동 구호 피켓 인증사진, 현수막 게재 등의 방식으로, 서울지부는 평화행동 구호 피켓 인증사진, 현수막 게재, 평화선언 낭독 및 대학로 거리행진 방식으로 참여했다.
2015년 8월 ‘흥사단, 일본 안보법 폐기를 촉구하는 전국 공동행동’에 전국의 지부들이 동참했던 것처럼 이번 흥사단 평화행동에도 많은 단우와 지부들이 동참하였다. 다행스럽게도 평화행동을 진행하는 동안에 남북관계가 대화국면으로 접어들었고, 남북정상회담, 북미정상회담 등 한반도 평화실현을 위한 일련의 과정들이 발표되었다. 그리고 북핵 폐기, 정전협정 폐기, 평화협정 체결, 북미수교 등에 대한 국민들의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
작년 말과 연초의 위기상황과는 전혀 다른 국면이 펼쳐지면서 전쟁을 막고 한반도 평화를 실현하기 위해 공동대응을 준비해 오던 시민단체들의 계획에도 변화가 생길 수밖에 없었다. 현재로서는 남북대화와 북미대화가 잘 성사되어 북핵 문제가 해결되고 한반도에 평화가 정착되도록 힘을 실어 줄 필요가 있다는 데에 대체적으로 공감하고 있다. 그러나 남북정상회담과, 북미정상회담까지의 여정이 순탄하지만은 않을 것이기 때문에 흥사단 평화행동은 마음을 놓아서는 안 되며 언제든지 돌변할 수 있는 한반도의 상황에 예의주시하며 대응방안을 마련해 나가야 할 것이다. 최선의 외교는 통일된 국론이라는 이야기처럼 현 상황에서는 전쟁을 반대하고 평화를 실현하자는 국민의 단결된 목소리가 그 어느 때보다도 절실하게 요구되는 것 같다.
* 글 : 유병수(흥사단 민족통일운동본부 사무처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