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새 인생의 시작이란 표현이 좀 의아할 수도 있겠으나, 나에게 금년은 60갑자가 새로 시작되는 회갑을 맞는 해이기 때문이다.
강원도 양구에서 나서 중학교 졸업 후 소양강 댐이 생기면서 1971년에 대전 유성으로 이사해서 공부하고 원자력연구원에서 31년간 직장 생활하고 있으며, 환갑인 올해는 앞으로 남은 긴 여생을 어떻게 잘 살아 갈까를 생각해 보고 정리하는 한해가 될 것이다.
양구향교 전교를 지내신 할아버님이 집안 곳곳에 써 붙이시는 유교적인 가르치심과 흥사단 활동과 더불어 접한 도산 선생님의 사상을 접목하여 만든 우리집 가훈은 <정직하고, 훈훈한 마음으로, 매사에 역행하고, 봉사, 충성, 효도하면서, 지혜롭게 살자.>이다. 늘 접하면서 실천하려고 하지만 어렵다. 아이들도 줄줄 외우지만, 과연 내 뜻에 따라서 생활할까? 물론 어렵겠지만 그래도 조금은 실천하리라 믿어 본다. 학교에는 급훈, 교훈, 회사에는 사훈, 가정에는 가훈이 있다.
가훈이란 집안의 어른이 가족 구성원과 후손들에게 바라는 바를 따르도록 가르치는 법도라고 할 수 있다. 가정의 윤리적 지침으로서, 가족들이 지켜야 할 도덕적인 덕목, 지켜야 할 근본 등을 짧게 또는 설명을 붙여 문자 상으로 표현한 것이다. 집안의 가풍에 맞도록 집약된 가훈은 자녀들이 올바른 가치관, 인생관, 목표 등을 갖고 행동으로 실천 할 수 있도록 동기를 부여할 수 있다. 사회를 구성하는 기본 단위인 가족의 발전을 통해서 밝은 사회와 행복한 나라가 이루어질 것이다. 점차 물질 만능주의 팽배와 각종 문명의 발달로 사회는 빠른 속도로 변화되어 가고 있는 요즘, 가훈의 필요성과 중요성이 더욱 강조 될 때가 아닌가 싶다.
학창시절에 시작한 서예활동을 계속하며, 직장에 서예동호회를 만들어 운영하면서 무언가 보람 있는 일을 해야겠다고 생각하여 가훈보급을 시작하게 되었으며, 원자력연구원을 중심으로 연구단지 여러 기관에 보급을 시작하였다.
이렇게 취미로 시작했던 일이 경제적 여건이 어렵거나 신청방법 등을 몰라 가훈을 걸지 못하는 분들을 위해 표구비 등 일체 비용을 무료로 보급해야겠다는 마음으로 ‘가보회’를 발족하기에 이르렀다. 대전에서 무료 전시회나 보급 등을 통하여 홍보하면서 일반인들에게 보급을 실시하고 있으며, 고향 양구에도 보급을 하고 있다.
그간 20년 이상 약 3000여점 보급했던 가훈, 좌우명들 중에는 아주 특별한 내용들도 많았다. 훈훈한 마음으로 빙그레 웃는 얼굴 / 건강, 성실, 사랑 / 사랑과 배려 / 가정이 화목해야 모든 일이 성사된다.(家和萬事成) / 믿음, 소망, 사랑이 활짝 꽃피는 가정 / 사랑이 영그는 소리가 들리는 집 / 아끼자 나누자 사랑하자 / 정직 성실 건강하며 남을 배려하는 사람이 되자/ 건강함이 으뜸이며 인간됨이 둘째이고 그 다음이 지식이다 / 처음처럼 / 孝로서 父母를 섬기고, 知로서 自身을 키우고, 愛로서 이웃을 사랑하라. / 열심히 배운 만큼 다른 사람에게 베풀며 살자 / 진실하라, 스스로 행하라, 떳떳하라 / 질주 보다는 완주를, 나보다는 우리를 / 참아서 이겨내고(忍), 매사에 정성을 다하자(誠) / 盡人事 待天命 / 仁者無敵 / 孝, 仁, 智, 德 / I can do it. / 등등 구구 절절이 의미 있고, 좋은 내용들이다.
가훈과 함께 학생들에게 목표 의식과 꿈을 펼치기 위한 마음들을 책상 앞에 걸어두고 실천해 갈 수 있는 좌우명 보급도 열심히 행하고 있다.
또한, 가훈 보급의 의미 중 큰 부분을 차지한다고 생각하는 효에 대한 실천과 시민들에게 널리 앙양 및 고취를 위하여 2006년 말과 2008, 2010년 3번에 걸쳐서 대전광역시에 거주하시는 백세 노인 분들의 축하잔치를 실시했다. 한때나마 즐겁고 보람된 시간이 되도록 하고, 그분들의 노고를 치하하며 자긍심을 가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였다. 그 후 대전시 조례로 100세분들에게 축하금을 지급하게 되었다는 소식은 미약하나마 가보회의 뜻이 반영되었지 않았나하는 생각에 큰 기쁨과 보람을 느끼고 있다.
앞으로도 최대한 많은 분들에게 가훈, 좌우명 보급과 보람된 일들을 하려고 한다. 구체적인 계획은 밝힐 수 없지만, 점진주의, 대기만성의 마음가짐으로 붓을 잡을 수 있는 동안, 국내외 어느 곳이라도 필요한 가정에 보급을 할 것이다. 지난해 연구연가 중에 미국의 교민들에게 가훈보급을 하면서 기회가 되면, 아니 기회를 만들어서 동포들에게도 보급할 예정이다. 많은 경비가 필요하다. “십시일반(十匙一飯)”의 마음으로 여러 분들의 후원으로 보람 있는 활동을 다짐해 본다. 가보회 부회장이신 김기출 군과 여러 선·후배 단우 동지와 양구 동창들에게 감사드리며, 힘든 일을 한다고 걱정해 주는 가족들께도 고마움을 표한다. 감사합니다.
- 글 : 백상열(대전지부 통상단우 / 한국원자력연구원)
※ 가훈이나 좌우명이 필요하신 분들은 백상열 단우(sybaek1@kaeri.re.kr)께 연락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