몹쓸 코로나19가 세상을 전복시키듯 평화로운 일상을 극심한 불안과 공포 속으로 몰아넣었던 사상 초유의 사태가 벌어진 지 1년이 지났다. 사람들은 그 기나긴 고통의 시간들을 철저한 마스크 쓰기와 개인위생과 사회적 거리 두기를 실천하며 극복해 왔다. 그러나 여전히 코로나19의 기세는 꺾이지 않고,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변종 코로나 바이러스에 대한 공포까지 안겨 주고 있으니, 평화로운 일상이 천국의 삶이었다는 것을 깨달으며 더없이 감사하고 그리워하고 있는 것이다.
작년 중국 우한으로부터 발생한 코로나19가 2월 말 대구를 강타하자 대구를 향한 비난의 화살과 봉쇄라는 황당한 말들이 떠돌았다. 그러한 극도의 긴장과 불안 속에서 대구 시민들은 자긍심을 잃지 않고, 방역지침을 준수하며 희생 봉사하는 의료진들과 자원봉사자들을 격려하고 응원하였다. 그리고 '대구 시민이 최강 백신입니다'라는 설득력 있는 캠페인과 마스크 착용 의무화를 지속적으로 추진한 '마스크 쓰GO 운동'의 자발적인 참여로 마침내 8월 15일에는 '확진자 43일간 0명'의 기록을 세웠다.
그러한 승리의 시간들을 향하여 대구 시민들이 희생하고 견디며 실천하고 있을 때 대구경북흥사단 아카데미 육성위원회에서도 코로나19 극복에 작은 영향을 미치는 실천적인 운동을 전개하자는 데 의견을 모았다. 그리하여 '제22회 대구광역시 청소년 토론대회'를 '2020 대구광역시 청소년 코로나19 극복 수기 공모전'으로 전환하여 신속하게 추진하였다.
대구광역시 중고등학생을 대상으로 코로나19로 달라진 일상생활 경험과 의료진, 자원봉사자에 대한 감사 및 미담사례 그리고 코로나19 극복 해결방안 등의 내용으로 10월 14일부터 11월 29일까지 1차수기(A4 3매 이내) 선정작에 한하여 수기 내용을 바탕으로 한 발표영상(3분 이상 5분 이내)과 수기 점수를 합산하여 대구광역시 교육감 상인 대상 1명을 포함한 총 17편의 작품을 시상하기로 하였다.
심사 기준은 수기작품에서는 작품성에 점수를 더 많이 주고, 공감력, 참신성으로 심사하고, 발표영상에서는 발표력에 더 높은 점수와 공감력, 진솔성으로 심사하였다.
처음 본 사업을 추진하면서 의의를 가진 것은 학생들이 공모전을 통하여 글쓰기와 스피치 실력을 쌓는 시간들이 되기를 기대하고, 또 자신의 생활을 돌아보면서 변화된 일상의 어려움들과 당연한 것들의 소중함을 느끼며 코로나19 이후의 삶을 어떻게 살아가야 할 것인가에 대한 성찰의 시간이 되리라는 점이다. 그런 점에서 학생들이 글쓰기와 스피치 두 가지 실력을 향상시켜야 하는 부담감이 크더라도 글쓰기와 스피치능력을 기르는 기회가 되기를 바란 점이다.
먼저 대구경북흥사단 사무처에서는 '2020 대구광역시 청소년 코로나19 극복 수기 공모전' 포스터를 제작하여 대구시 교육청과 중고등학교에 공문을 발송하고, 각 학교 아카데미 지도 교사와 지도 단우를 통하여 지속적으로 홍보하였다. 월례회 광고시간에도 단우들에게 관심과 홍보를 부탁하였다. 그러나 비대면 방침으로 아카데미 수업이 원활하지 않게 되자 학교 측과 학생들에게 독려할 기회가 줄어들어 공모전 마감일이 가까워오는 데도 응모 작품 수가 턱없이 부족하여 과연 이 사업을 성공시킬 수 있을까 하는 우려까지도 생겼다. 그리하여 아카데미 육성위원회에서는 대책을 숙의하여 마감일을 보름간 더 연장하고, 학교 현장에서 지도하는 아카데미 지도 단우들에게 적극적인 관심과 홍보를 부탁하였다. 또한 대구경북흥사단 홈페이지와 카페, 문자와 카카오톡, 개인 페이스북 등을 통하여도 홍보하였고, 특히 중고등학생을 둔 단우들에게는 맨투맨으로 권유하였으며, 해마다 실시하는 '사랑의 김장 봉사' 행사에 참여한 일반 봉사자들과 학생들에게도 권유하여 응모 참여율을 높였다.
현장에서 학생들에게 글쓰기와 디베이트를 지도하는 입장에서 이번 '코로나19 수기 공모전'은 그 의의와 보람이 컸다고 생각한다. 그것은 학생들에게 글쓰기 실력을 기르는 계기가 되었기 때문이다. 언젠가부터 학교에서는 생각하고 표현하는 능력을 기르는 글쓰기 시간이 배제되었다. 그렇기에 글쓰기 경험이 부족한 학생들은 대체로 글쓰기 수준이 높지 않고, 개인별 차가 크다. 그래서 학교 현장에 가면 틈틈이 글쓰기의 필요성에 대해 가르치고 있는데, 그 시간들이 모자라서 안타까웠다. 그런데 이번 공모전을 계기로 대구 경북기계공고 디베이트 아카데미 수업시간에 글쓰기에 대한 기본적인 방법 등을 설명해 주고, 써온 글을 발표하게 하고, 친구 간에 평가의 시간을 주었다, 그리고 제법 글을 쓴 학생들에게는 보다 완성된 글을 쓸 수 있도록 조언해 주며응모하기를 독려하고 관심을 가져 주었다. 그리하여 마감일이 다가오자 많은 학생들이 작품을 제출하였고, 대상을 비롯한 다수의 수상자가 나왔다.
비록 짧은 시간이었지만 쓰지 않을 것 같은 아이가, 포기하려고 했던 아이가 부족하면 부족한 대로 아니면 더 노력을 기울여 좋은 글을 써서 도전의 기회를 갖고 또 그 도전으로 인하여 글쓰기 실력이 좋아져서 상이라는 값진 보상을 받으니 성취감이 크리라고 생각한다.
아이들의 실감나는 수기 글을 읽으며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아이들이 겪는 어려움들이 크다는 것과 특히 학교생활에서의 힘든 점과 학업적인 고민들과 생각들을 알게 되어서 한 발짝 더 아이들의 세상 속으로 들어간 것 같다.
* 글 : 노진화(단우, 대구경북지부 아카데미 육성위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