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산 선생님께서는 ‘거짓이야 말로 우리 민족의 철천지 원수’라고 할 정도로 싫어하시며 민족의 인격 수양을 강조하셨고 치욕스러운 일제하 식민지가 된 원인도 우리 자신에게 있음을 누누이 말씀하셨다.
그래서 도산은 자기수양을 가장 중요하게 여기셨는데 이는 무실(務實), 역행(力行), 충의(忠義), 용감(勇敢)의 4대 정신에서도 잘 드러난다. 우리가 진실로 자신을 사랑한다면 자신의 부단한 수양을 통한 인격완성이 우선하는데 세상에서 제일 어려운 것이 자기수양이라 도산 선생님께서는 그것이 늘 마음에 걸려 ‘애기애타(愛己愛他)’ 라는 유묵(遺墨)을 남기지 않았나 생각된다.
원래 ‘애기애타’라는 말은 논어(論語)에 근원한다. 논어 헌문편(憲問編)에 위인지학(爲人之學)을 하지 말고 위기지학(爲己之學)을 하라는 구절이 있다. 이 구절은 우리나라에서도 근세 전후기를 통해 학문하는 선비들에게 늘 비중을 부고 강조된 말인데 사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인간문명의 중추에 해당하는 일이다. 일상 쉬운 말이나 위인지학이란 남에게 잘 보이기 위한 공부이며, 연설이나 잘해서 번쩍여 보이는 공부, 시문이나 교묘히 꾸며내서 세상을 현혹시키는 글, 부귀공명을 노리는 과거위주의 공부 등을 말하며, 위기지학이란 내 자신이 지인용(知仁勇)을 겸비한 도덕적 인격으로 대성하는 지도자의 경지, 즉 자기의 위대한 완성이다. 쉽게 말하면 수기(修己)라 한다. 원래 유가(儒家)는 최고 이념인 인류대동(人類大同)의 이념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수기치인(修己治人)의 방도를 잊지 말라는 것이다. 여기서 유의할 점은 ‘치인(治人)’의 풀이인데 남을 다스린다는 사회통념으로 흘려버리면 진의를 잃어버리게 된다. 치인에는 사랑의 정신이 깔려 있다.
인(人)은 나하고 경쟁하고 승부하고 지배하는 인(人)이 아니고 내가 늘 사랑해야 하는 인간이며 치자(治者)의 뉘앙스는 내가 지배하고 다스린다는 의미가 아니라 남을 계몽하고 순리로 도(인류대동의 길로 나아가는 코스)에서 탈선하지 않도록 물 흐르듯 이끌어 간다는 깊은 의미가 있다.
그래서 도산은 온고이지신(溫故而知新)해서 현대 감각에 맞게 쉬운 표현으로 애기애타라고 말씀하신 것이다. 기왕에 말이 나왔으니 부연하면 유전(儒典) 대학(大學)에 ‘격물 치지 성의 정 심 수신(格物 致知 誠意 正 心 修身)’까지는 자기인격의 질량을 크게 완성하는 위기(爲己) 단계로서 애기(愛己)이며, ‘제가 치국 평천하(齊家 治國 平天下)’는 위인(爲人)의 단계로서의 애타(愛他)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