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를 맞아 신년계획을 세우려 하니 새로운 일보다는 지난해 못한 일들이 자꾸 떠오른다. 해야 할 일이라는 생각에 할 수 있는 능력을 따져보지 않고 계획을 세우니 계획대로 다하지 못하는 경우가 생긴다.
사무총장으로 일을 시작하면서 우선적으로 추진한 일이 상근단위의 강화였다. 운동성과 업무능력을 높이고 상근자가 맡은 일을 책임 있게 추진하여 실질적으로 업무의 주인이 되는 상황을 기대했다. 우리 조직은 단우들의 주인의식이 높고 3회가 의결권을 가지고 있으며 사무처는 지원조직이라는 문화가 지배하고 있어 상근자가 제안하려 하지도 않고 임원회의 지시에 의해 업무를 수행하는 소극적인 자세가 많이 있다. 임원 입장에서는 상근자들 활동이나 자세가 미덥지 못한 점이 있고, 상근자 입장에서는 자신들은 결정권이 없으니 자신들이 제안해도 채택되지 않아 제안하고 싶지 않게 된다는 것이다.
양쪽 모두 일리가 있으나 바람직하지 않은 상황임은 틀림없다. 상근자들은 자원봉사자인 임원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현장에서 구체적인 정보를 갖고 업무에 대해 고민할 수 있는 시간이 더 많다. 그런 점에서 상황을 판단하기에 좋은 환경에 있다. 반면에 구체적이고 미시적인 측면에서 일을 추진하다보면 민주적 원칙과 거시적이고 복합적인 측면을 간과할 수 있다. 그래서 임원과 상근자의 원활한 소통이 필요하다. 그러면 누가 좀더 주체적으로 문제를 풀어가야 하는가가 남는다.
나는 상근자가 주체적으로 문제를 풀어야 한다고 본다. 왜냐하면 모든 일은 현장에서 이루어지며 현장 중심으로 사고해야 하고 현장에서 가장 많은 시간과 정보를 갖고 있는 단위는 상근자이기 때문이다. 제도적으로 의결단위에 상근자가 구성원으로 포함되어야 하나 이는 시간을 필요로 하며, 내용적으로 상근자가 의결을 이끌어 내는 방법이 현실적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사안에 대한 충분한 정보와 논리, 열정을 갖춰야 한다. 상근자가 의제에 대한 모든 것을 파악하고 발생할 수 있는 문제점과 이에 대한 대안까지 준비하여 의결 단위에 상정한다면 상근자의 제안대로 의결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면 임원들도 상근자를 신뢰하게 될 것이고 상근자는 업무의 주인이 될 수 있다.
고인이 된 삼성의 전 회장은 계열사 사장들에게 네 가지 질문만 했다고 한다.
♦ 문제가 뭐냐?(What)
♦ 그 문제의 원인은 무엇이냐?(Why)
♦ 해결을 위한 대책은?(How)
♦ 대책의 유효성은?(reliable)
일을 추진함에 있어 위와 같이 네 가지 키워드만 장악하면 일을 자기 것으로 만들 수 있고 일의 주인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새해에는 상근자가 단무의 주인이 되기를 기대한다.
* 글 : 홍승구/흥사단 사무총장
* 사진 : 2007년 6월 3일 ~ 5일, 제주도에서 열린 상근 활동가 연수회